책 한 권의 이야기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김난도)'를 읽고

by 최빛글

우리는 살면서 저마다의 삶의 무게와 폭을 가진다. 그것은 누가 감히 뭐라 평가할 수 없다. 삶은 제각기 그 경험과 깊이가 다르기 때문이다.

나는 손주를 보고서야 인생을 돌아보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생각하는 계기를 가졌다. 그래서 배우는 자세로 책을 몇 권 읽으면서 내면을 들여다보고 다듬는 중이다. 그런 과정에서 아내의 추천을 받아 김난도 님의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를 읽게 되었다. 작가님은 이 책을 통해 삶의 현실과 세태의 흐름, 우리가 생활하며 가져야 할 자세를 가르쳐 주셨다. 언제일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책을 내게 된다면 작가님처럼 쓰고 싶다는 동경과 열망을 갖게 해 주었다.


작가는 제목과 걸맞게 어른은 시행착오를 되풀이하고 흔들리며 조금씩 삶을 배워나가면서, 꼭 그만큼씩만 ‘어른’이 되어간다고 전제한다. 그러면서 가장 먼저 ‘청춘’을 말한다. 현실을 들여다보면 미래의 근간인 청년들이 다방면으로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심각한 사회문제이기도 하다. 그래서 가장 먼저 청춘을 꺼내 놓은 것 같다.

서두 부분에서는 현실을 이렇게 말하며 지적하고 있다. “좌절의 시대입니다. 경쟁이 혹독해졌습니다. 목적지가 어디인지 모르는 채 모두가 무작정 달리고 있습니다. 이겼다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어졌습니다. 이념과 빈부와 계층과 세대와 지역의 격차가 넓어지면서, 사회는 구심력을 잃고 원심력만 커졌습니다. 갈등을 봉합해야 할 사람들이 갈등을 조장하고 이용하는 사이, 보통사람에게는 패배의 계절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경제가 침체되고 정치는 무기력하며 미래마저 불확실합니다. 사회는 개방되고 있다는데 질식할 것처럼 답답해지니 참 이상한 일입니다. 회사와 정부가 우리를 보호해 준다는데 숨 막히도록 불안해지기만 하니 참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이러한 시대적 동요 속에서 가장 흔들리는 것은 이제 막 사회에 발을 내디디려는 ‘어른아이(새내기 사회인)’ 들입니다.” 작가의 말은 비단 청년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인식하자고 독자 모두를 자극하고 있다. 또한, 아픔 중에 가장 큰 아픔은, 아픈데도 아프다고 말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젊은 청년들의 마음을 헤아려 보기도 한다.


다음으로 책의 주요 내용인 ‘흔들림’에 대해 얘기한다. “제법 세워 왔던 삶의 원칙이 흔들리고, 수입과 지출의 끝을 스스로 맞춰나가야 하는데, 소비의 원칙이 흔들립니다. 폭우처럼 쏟아지는 인생의 아픔과 좌절 앞에서 과연 내 삶은 살아갈 가치가 있는 것인가에 대한 근원적인 자존감마저 흔들립니다.” 이 부분은 현실에서 누구나 한 번쯤 겪으고 생각해 봤을 법한 느낌이 오는 대목이다. 그리고, 이 말끝에 “당신에게는 가장 아름다운 가능성이 남아있다.”라고 희망의 씨앗을 심어주며 독려한다.

흔들림에 이어 ‘어른’이란 삶의 흔들림을 스스로 잡아나가는 과정, 엉망으로 흔들리면서도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며 어른이 되는 것이라고 인생의 여정을 표현한다. 지난한 과정을 통해 진즹한 어른이 될 수 있다고 하면서, ‘꿈’을 말하기 전에 일단 스스로를 돌아보는 게 좋겠다는 충고의 말도 잊지 않는다.


이젠 우리가 삶에서 겪는 과정 부분 부분에 대해 구체적으로 담아낸다. “직장이란 차근차근 오르면서 그 과정에서 보람을 찾아야 하는 계단 같은 것이다. 그러므로 일단 버스에 올라타세요.” “흔들림은 지극히 당연한 어른 되기의 여정이다.” “사람에게는 누구에게나 하나씩 떼어내기 힘든 운명 같은 굴레가 있다고 생각한다.” “혹독한 운명을 사랑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 거칠고 가파른 운명의 자갈길을 견뎌내다 보면, 어느 순간 잘 다져진 행복의 오솔길에 다다랐음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인생이 본질적으로 힘들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나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생각한다. 그들에게 사랑받고 싶다는 소망이, 그들이 사랑할 만한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이 나를 더 열심히 살아가게 한다.”

이와 같이 저자는 직장, 흔들림, 굴레, 운명, 행복, 사랑 등을 조목조목 짚었다.

덧붙여, 작가는 비혼의 ‘고독’을 넓고 거친 이 세상에 철저히 홀로 남겨졌다는 먹먹함으로 뼛속까지 저리는 절대고독이라고 말한다. 이것은 인구 감소 현상에 대한 은근한 비유로. 우리 삶의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그리고선, 이 책 문장에서의 백미를 등장시킨다. 아내는 세상을 따뜻하게 하는 중요한 사람이라고 하며 가정을 가진 남성이라면 누구나 인정할 한마디를 던진다. “빛나지는 않아도 없어서는 안 될, 빛나지 않기에 더욱 소중한, 한 인간의 행복을 포근히 감싸줄 수 있는 유일한 존재. 달그락달그락 설거지하는 아내의 좁은 어깨 사이에서 지구보다 큰 나의 우주를 본다.” 이 말은 남녀 독자 모두의 가슴을 울리는 대목이다. 찬사가 아깝지 않은 공감의 절정이다.


몇 가지 용어의 정의도 곁들여 본다. 나를 투영한 비자발적 아픔의 전달은 ‘부모의 맹점’이고, 죄책감으로 피어나는 회복적 이해는 ‘뒤늦은 공감’이다. 부모의 삶을 통해 자녀를, 자녀를 통해 과거의 나를 보는 것은 ‘연결의 힘’이라고 말한다.

끝부분으로 가면서 작가는 자신감과 노력, 겸손을 말하며 긍정적 메시지를 전한다. “자기만의 주관과 철학으로 단단한 세계를 건축한 사람은 그 누구보다 섹시하고 당당하다.” “자기 영역에서 일가를 이룬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하나의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객관적 조건이나 재능의 열세, 인종 차별 같은 사회적 불평등을 극복하기 위해 남보다 훨씬 더 노력했고, 그 노력이 결국 그를 현재의 그 자리에까지 이르게 했다.”라고 강조한다. 또한, 시간 도둑이 인생 도둑이 될 수 있음을 얘기하며 시간 관리의 중요성을 제시해 준다. 지나침은 모자람보다 더 큰 해악이 될 수 있다고 하면서 ‘겸손함’의 필요성도 호소한다.

마지막으로 ‘나눔과 끈기, 도전하는 자세’에 대해 독자를 독려하며 말미를 장식해 간다. “내 불씨를 나누어 준다고 해서 내 밝기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연습실에서 비참할수록 무대에서 화려하다” “저지름은 어떤 형태로든 깨달음을 주고 나를 한발 더 나아가게 할 것이다.”

지극히 가슴에 와닿는 문장으로 배우고 실천해야 할 덕목임이 분명하다고 여겨진다.


이 책은 내가 자신을 돌아보고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해 그 방향을 제시해 주었다. 고귀한 선물이다. 작가님의 말씀은 너무 경이로웠고, 한 마디 한 마디가 삶의 밑거름이 되어 독자들의 가슴에 새겨지리라 믿는다. 나는 책을 덮고서 자긍심과 균형 잡힌 시각으로 시대의 흐름을 읽을 줄 알아야 함을 깨달았다. 나아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는 품위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의지를 다지게 되었다.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는 곁에 가까이 두고 읽어야 할 마음의 양서이고 필독서라고 생각한다. 주변의 지인에게 꼭 읽어보라고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도서다.

<남기고 싶은 말>

⋅세상에서 가장 현명한 이는 모든 사람으로부터 배우는 이다. 가장 사랑받는 사람은 칭찬하는 이다.

가장 강한 사람은 감정을 조절할 줄 아는 이다. (탈무드)

⋅항상 당신의 열정을 따라가세요. 그것이 현실적인지 몽상인지 절대 묻지 마세요. (디팍 초프라)

⋅이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내가 어디에 있는가가 아니라 어느 쪽을 향해 가고 있는가를 파악하는 일이다. (올리버 웬들 홈스)

⋅인생은 자전거를 타는 것과 같다.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계속 움직여야 한다. (아인슈타인)

⋅잘 보낸 하루가 편안한 잠을 주듯이, 잘 쓰인 인생은 편안한 죽음을 준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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