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챗, 절대 한 번에 성공하려 하지 말기
필자는 미국에서 2년 동안 커피챗을 40번 넘게 했다. 생판 모르는 미국인들한테 영어로 콜드 이메일을 보내서 성사된 적도 있었고, 동문회나 링크드인을 통해 연결된 경우도 있었다. UCLA 교수님부터 미국 음악 레이블 종사자, 인플루언서, 한국인 에이전시 사장님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솔직히 커피챗만으로 바로 채용 기회가 왔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때 커피챗으로 만난 분이 리퍼럴을 써주셔서 미국 대기업 면접을 본 적도 있었고, 지인 분과 연결해주시기도 한다. 중요한 산업 네트워킹 이벤트나 컨퍼런스에 초대받기도 했다. 한 번은 커피챗으로 만난 분을 통해 미국에서 공연 기회를 잡았다.
한국인이면 커피챗 문화가 익숙하지 않은 게 당연하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커피챗 안 하면 바보다. 인턴십을 할 때 일을 배우는 것보다도 커피챗 하면서 회사 사람들이랑 네트워킹 넓히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특히 엔터테인먼트 분야라 더욱 그랬을 수도 있다.)
당장 이직을 하지 않더라도 일주일에 한 명씩 줌으로 30분 커피챗을 하면 1년이면 50명이다. 대학 시절 커피챗에서 만난 인연이 언제 어디서 나비효과를 일으킬지는 아무도 모른다.
네트워킹으로 악명 높은 미국 LA에서 20대 한국인이 맨땅에 헤딩하며 배운 커피챗 꿀팁을 전하려고 한다. 실제로 답장을 받은 DM 템플릿까지 있다.
브런치 초기라 무료로 공유하고자 한다. (언제 비공개 글이 될지 모른다...)
1. 첫 번째 시도에 절대 안 된다
커피챗은 확률 게임이다.
10명에게 메시지를 보내 1명이라도 답장이 오면 성공률이 높은 것이다.
한 번 보내고 답이 없다고 좌절하지 말고, 그 시간에 더 보내야 한다.
2. 이메일만이 정답은 아니다
이메일 외에도 링크드인, 인스타그램, 스레드 등 다양한 경로가 있다.
사람마다 메인으로 쓰는 플랫폼이 다르기 때문에 상대가 어디서 활동하는지 분석 후 접근해야 성공률이 높다. 예컨대 어떤 사람은 콜드 이메일에는 답장을 잘 안 하지만 비교적 팔로워가 적은 소셜미디어에서는 계정을 키울 목적으로 팔로워들과 잘 소통하는 경우도 있다.
3. 노골적인 오퍼 요청은 절대 금지
“혹시 XX회사에 자리 있나요?”
“커피챗 가능하신가요?”
이런 식으로 아무런 맥락 없이 메시지를 보내면 99% 무시된다. 반감만 생길 뿐이다. 상대는 연결이 아니라 관계를 원한다. 거꾸로 당신에게 불쑥 연락해서 팀에 자리 있냐고 물어보면 답장하기 싫어질 것이다.
4. 내 말보다 상대 이야기를 80-90% 경청
커피챗은 한정된 시간에 내가 얼마나 잘났는지를 어필하는 자리가 아니다.
아무리 자기 어필을 하고 싶어도, 상대의 커리어 여정을 듣고, 내가 진짜로 필요한 정보만 20% 정도만 전해도 충분하다. 커피챗은 자기 자랑하는 자리가 절대 아니다.
미국에서 아마존 HR 다니는 친구가 알려준 꿀팁이다. 나도 시애틀 컨퍼런스에서 잘 써먹었다.
1) 사회초년생이라면
있는 척보다 진솔함이 무기다. 겸손함, 공감, 그리고 배우려는 자세를 보여주면 된다.
예시)
“얼마 전 대학을 졸업하고 혼자 이렇게 노력해 봤는데 X, Y 부분에서 막혔습니다. 조언을 구할 수 있을까요?”
“비전공생으로서 스스로 X, Y까지 시도했지만 잘 안 되더라고요. 어떤 부분을 보완할 수 있을까요?”
사회초년생은 너무 어려 보이려는 걸 걱정하기보다, 전문성과 솔직함을 함께 보여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신입을 뽑는 사람은 당신이 얼마나 화려한 경력을 가지고 있는지에 관심이 없다.
2) 이직을 준비한다면
‘배우고 싶다’는 태도가 여전히 통한다. 아마존 HR 친구의 조언에 따르면, 경력자라도 커리어 전환 시에는 겸손하고 열린 태도를 적극 보여야 한다.
예시)
“저는 XX 분야에서 XX 일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XX 직무로 커리어 전환을 하고 싶은데, X, Y에서 어려움이 있습니다. 조언을 구할 수 있을까요?”
내가 올해 실제로 보냈던 콜드 DM이다. 덕분에 실제로 만나기 어려운 유수 대기업 종사자분들과 직접 대화해 볼 수 있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절대 불쑥 연락하면 안 된다. 겸손한 자세로 커리어에 대해 진심을 보인다면, 그 마음을 알아줄 한 명 정도는 답장이 올 것이다!
제목: A님의 ___ 커리어에 깊은 감명을 받아 커피챗 요청드립니다
안녕하세요 A님,
저는 ___에서 ____로 활동 중인 XXX라고 합니다.
____에서 공부하시고 한국에서 ___, ___ 등 ____ 산업 커리어를 이어나가시는 걸 보고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저 역시 ____ 분야에 관심이 있어 반가운 마음에 이렇게 연락드렸습니다.
저는 ____에서 ___를 하다가, 지금은 ____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___하고 싶습니다.
다만, 최근 들어 ___에 대한 고민이 커졌습니다. ____도 궁금해 연락드리게 되었습니다.
A님께서 제가 가고자 하는 방향을 실제로 걷고 계셔서 꼭 한 번 조언을 여쭙고 싶었습니다. 주변에서 이 루트로 진출한 분을 찾기가 비교적 어려웠기에, 이 대화가 더욱 소중한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혹시 괜찮으시다면, 30분 정도만 줌으로 커피챗을 요청드려도 괜찮을지 조심스럽게 여쭤봅니다. 저는 XX시부터 XX시까지 괜찮지만 편하신 시간에 최대한 맞춰 조율할 수 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이 커피챗을 통해 커리어 레벨업을 꼭 달성하시길 기도한다.
아직 늦지 않았다. 오늘 자기 전에 콜드 이메일 10개만 보내보자.
지금의 노력이 언제 어디서 당신을 살릴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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