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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좋아 Jun 28. 2024

시작도 전에 끝난 관계

마음이 어지럽다

만난지 4일만에 3번을 본 아이에게, 그 짧은 시간만에 마음을 다 내어 주었다.

보통 그러지 않으려고 하는데, 너무나 적극적으로 나에게 마음을 표현하는 그 아이를 보고, 마음을 내주고 말았다. 기다렸다는 듯이.


잠시나마, 내가 소중한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었고,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에 기뻤다. 이제 외로움도 안녕이겠거니 싶었다.


너무 빠른 판단이었다. 갑자기 납득이 되지 않는 이유로 나를 거절하는 그 아이를 보며 나는 혼란에 빠졌고, 자제력을 잃었다. 전화도 받지 않고, 이상한 핑계로 흠을 잡으며 정리를 하려는 그 아이에게 나는 다섯번인가 전화를 걸었고, 끝내 목소리는 들을 수 없었다. 자존심이 상했고, 억울했고, 화가 나서 나도 똑같이 그 아이의 흠을 잡아 비난했다. 영원히 기억에 남을 정도의 충격을 주고 싶었다. 어쩌면 성공했을지도 모르겠다.


모르겠다. 그러지 말걸. 전화하지 말걸. 그렇게 비난까지는 하지말걸. 아니, 그래도 후련하니까 잘란 건지도 모르겠고.


아직 마음이 아프다. 내 잘못으로 이렇게 되어 버린 걸까. 역시 나는 부족한 사람인 걸까. 나는 계속 혼자여야만 하는 걸까.


다시 무기력에 빠지고 있다. 움직이고 싶지 않고, 눈을 뜨고 싶지 않다. 그저 깊은 잠에 오래 들고 싶다.


시간이 지나면 무뎌지겠지만, 괴롭다.


하지만, 고민해 보려 노력 중이다. 나는 왜 이렇게 외로울까. 난 왜 이렇게 관계 속에서만 스스로를 소중하게 느끼게 되는 걸까. 혼자서도 스스로를 아끼고, 자신있게 살아고 싶은데, 나도 그럴 수 있을까. 나는 그게 왜 그렇게 어려울까.


고민 끝에 나는 그 이유를 알 수 있을까. 해결책을 칮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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