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중요할까?
내가 생각해도 이상하긴 했다. 갑자기 운동을 열심히 하고, 죽는 게 낫겠다 싶던 생각이 하루 아침에 사라지고, 이직이나 다이어트에 대해서도 이상한 자신감이 들었다.
이 모든 게 하루 밤 사이에 나타난 변화라는 게 가장 이상했다. 그래도 지금 괜찮으니 문제될 것 같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병원을 다시 찾았다. 언제든 누군가를 다시 만나 마음을 주고 받게 되면, 상대가 누구든 높은 확률로, 나는 다시 상처를 받을 것이다. 무너질 수도 있다. 근본적으로 치료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병원에서 선생님은 우울증 치료에 대해 이이야기 했다.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우울 완화가 필요하지 않은 것 같아 난 요즘 우울하지 않다고 이야기했다.
그러자 몇가지를 물으셨는데 대답을 하면서 나도 아차 싶었다.
며칠 전, 갑자기 밤에 잠이 말도 안되게 오지 않은 날이 있다. 갑자기 운동을 너무 하고 싶었고, 살을 얼른 빼고 싶다는 생각에 알차게 다이어트 계획도 세웠다. 아예 밤을 새고 헬스장이 문을 열자말자 달려갈까 싶어 4:30까지 버티다 억지로 잠을 청했다. 그러곤 다음날 오전엔 졸리지도 않고, 점심 시간엔 억지로 자려 해도 잠이 오지 않았다. 그러다 오후부터 급격히 졸렸다.
조증일 때는 수면욕이 준다고 했다. 이외에도 충동적인 모습들이 늘어났다.
사실은 ADHD때문인지 조증때문인지 당장은 알기 어려울 것이다.
그래도 이번엔 왜인지 조울증같단 생각이 크게 들었다.
진료를 받고 나오자 왜인지 심란했다. 내 기억으로는 조울증이 우울증보다 치료도 어렵고, 또, 자살 확률이 높다고 한다.
우울증은 마음이 아픈 것 같지만, 조울증이면 말 그대로 미친 사람이 된 것 같단 생각도 한다.
내가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 요즘의 내 운동 습관같은 것들이, 사실은 조증이라는 병에서 비롯된 거라면 그것도 착잡하다.
이런 생각에 앞이 잠시 캄캄했다.
그러다 마음을 먹었다.
그게 중요할까? 내개 운동을 열심히 하게 된 이유가 뭐든, 잘하고 있다. 조울증이면 완치는 몰라도 일단 치료를 받으면 된다. 일단 지금은 이렇게 하루를 무리 없이 살아낼 슈 있고, 또 나중 일은, 치료를 통해서 조금 도 나아지게 해보기로 마음을 다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