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힘이!
웨이트 PT를 그동안 40번 정도는 받아본 것 같다. 그 정도면 혼자 어느정도 운동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되겠지만, 난 하나도 그렇지 않다.
난 웨이트가 그렇게 재미가 없을 수가 없었다. 이렇게 재미 없고, 반복적이고, 몸이 아픈 활동은 고문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자주했다. 그만큼 수업에도 집중을 못하고, 선생님이 시키는대로만 간신히 하고 집에 돌아갔다. 개인운동은 당연히 안했다.
그러다 2월 둘째주부터 PT를 받기 시작했다. 11월에 허리 디스크에 문제가 있단 걸 알고난 후, 아무 운동도 하지 않고 푹 잘 쉬어 줬는데, 계속 이렇게 누워서 지내면 안될 것 같았다. 몸도, 마음도.
별 기대 없이 갔던 것 같다. 지금도 이유를 잘 모르겠는데, 이상하게 운동에 재미가 들렸다.
운동을 하는 순간 자체가 재미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그 순간 집중을 하다보니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리고 처음엔 운동을 한다는 것 자체가 뿌듯했고, 점차 무게나 강도를 높여가는 게 또 뿌듯해졌다. 트레드밀에서 9km/h로 달리는 것조차 힘들어 하던 내가 15분을 달리고, 가끔은 10km/h로도 달린다. 그전에는 할 의지도 잘 안 생기고, 조금만 달려도 죽을만큼 힘든 것처럼 느껴졌는데, 요즘엔 힘들긴 해도 참라보려는 마음이 든다. 그렇게 잠시 견디면 그 이후에는 수월해진다. 몸이 아니라 마음이 못 견뎌하던 것을, 마음이 이제 견뎌내고 있는 것 같다.
이렇게 운동하는 김에 식단도 적절히 조절해 가다 보니, 인바디 변화를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시작할 때 35%에 달하던 체지방률이 2주만에 29%로 떨어졌다.
잠기지도 않던 바지가 2주만에 헐렁거릴만큼 커졌다.
난 못할 것 같았고, 해도 안될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너무 잘하고 있고, 몸에 나타나는 변화도 생각보다 커서 신기하고 꿈 같기도 하다. 놓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운동에 대해 가지는 내 마음과 습관들이 관성이 되어 남기를 너무나 바란다.
참 다행이다. 그렇게 하기 싫던 웨이트와 유산소가 할만해지고, 재미도 생기고 있다.
감사한 일이다.
이렇게 운동을 열심히 하게된 건 일주일 정도밖에 안되었다. 그 첫날이 기억이 난다. 당장 우울해서 죽어버릴 것만 같은 날, 사실 속으로는 그냥 지금 죽어도 아쉽지 않으니 누가 좀 어떻게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 날. 그날이었다. 왜인지 모르게 PT를 받고, 기분이 상쾌해졌고, 그 다음날부터 약속이 없으면 무조건 운동을 하러 갔다. 헬스장에 가서 5분만에 돌아오던 내가, 요 며칠은 한시간 반은 거뜬하게 운동한다.
세상 가장 깊은 곳에 떨어져 내린 것마냥, 몸이 너무너 무겁고, 마음에 힘도 바닥이 나, 땅 바닥을 간신히 기어 가 듯 하루를 보낸 바로 그 날, 놀랍게도 내 운동에 대한 마음이 시작되었다.
우습긴 하다. 이제 막 일주일이 되었는데 이런 글을 쓰고 있다는 게. 하지만 내게는 단 하루를 버틸 수 있는 것 조차 어려웠기에 일주일만이라도 이렇게 운동을 통햐 버텨낸 게 참 다행이고, 감사하고, 대견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