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을 돌아보는 시간
클라우드 저장 공간이 부족하다는 알람이 떴다. 저장 공간의 대부분이 사진으로 차지되었다.
3년 반 동안 사진 정리를 안했더니 사진이 5만장이나 된다.
그래서 사진 정리를 시작했다.
우선 만만한 스크린샷. 내가 찍은 사진이 아니라 캡쳐한 사진들은 그닥 오래 보관할 의미 없는 게 대부분이다. 하고 싶었던 머리 사진, 네일 사진, 예쁜 옷 사진 등등.
하지만 딱 두가지 유형의 캡쳐 사진들이 나를 과거로 데려다 주었다. 하나는 나나 친구들의 동영상을 찍고 잘 나온 부분을 캡쳐헌 것, 둘째는 전남친들과 카톡을 캡쳐한 것.
영상 캡쳐헌 것들을 보면서는 새삼, 내가 이렇게 즐겁고 소중한 시간들을 소중한 사람들과 보냈었구나 싶었다. 그때의 감정과 감각들이 조금씩 기억이 나고, 그런 순간을 가졌다는 것에 다시끔 감사하게 되었다. 때로는 감사할 줄 미처 모르고 지나가지만, 생각보다 감사하고 행복한 시간이 아주 가까이에 있다는 걸 또 한번 체감한다.
전남친들과 카톡을 나눈 대화창 캡쳐 사진들을 보면서는 만감이 교차했다.
하나는 내가 참 고생했구나 싶었다. 나름 인연을 찾는다고, 열심히 만나보고, 맞춰보려 노력하고, 기대했다 실망도 하고, 그 과정에서 얼마나 상처 받았었는지 기억이 났다.
보통 그 카톡을 캡쳐하면 상담 선생님들한태 보여주곤 했다. 나는 항상 내가 문제가 있는 건지 상대가 문제가 있는 건지 헷갈렸다. 관계에서 불편함, 불안감을 느끼면 내가 과도하게 예민한 게 아닌지부터 나는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이건 제가 속상할만한 일 아닌가요? 이건 제가 화날만한 일 아닌가요?” 등의 질문을 많이 했다.
아니면, 불안이 높으니까 선생님에게 카톡을 보여쥬며 상대의 속마음을 추측해 달라는 식으로 많이 도움을 요청했다.
그 시간이 얼마나 괴로웠는지 모른다. 상대의 행등으로 인해 기분이 상하거나 불안한데, 자기 확신조차 없는 상황. 그때 스스로가 참 답답하고 미웠다. 딱하기도 하지.
이렇게 돌아보니, 생각보다 감사하고 즐거운 시간이 많았다는 사실과 고통스러운 시간들을 참고 견뎌온 내가 대견하고, 안쓰럽다는 생각에 가슴이 뭉클하다.
그 시간 동안 나는 헛되이 시간을 보낸 것 같지 않다. 더 단단하고, 더 유연한 사람이 조금씩 되어 가고 있는 것 같다. 나를 조금 더 알것 같다. 넘어져도 너무 늦지 않게 다시 일어서는 힘과 방법을 얻어가는 것 같다.
2026년에도 더 단단하고 유연해지길. 행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