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사람들 4

새벽 두 시, 버스를 기다리는 노동의 얼굴들

by 제인


4.

새벽 두 시, 버스를 기다리는 노동의 얼굴들



새벽 2시, 버스를 타려는 사람들로 1층 통로가 북새통이다.

모두가 피곤한 퇴근길. 좋은 자리를 맡아 한숨이라도 자고 싶은 건지 버스 자리 잡는 경쟁이 치열하다.


나는 다행히 근처에 살아 버스를 탈 이유가 없다.

멀미 날 것 같은 버스를 타지 않아도 된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밖에는 택시들이 줄지어 서 있다.

가끔 버스에 사람을 다 태우지 못하면 택시를 타고, 영수증을 끊어 쿠팡에 청구하면 돌려받는다고 한다.

택시비가 우리 노동값보다 비싸다는 말을 듣고, 나는 한 번쯤 “뭐 하는 짓이냐”고 중얼거렸다.


쿠팡에는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모여 있다.

젊은 사람, 나이 든 사람, 관리자, 계약직, 그리고 나 같은 단기직.

빨간 조끼 관리자들의 호령에 맞춰 각자 다른 속도로 상품을 포장한다.


목표는 단 하나.

마감 시간 안에 상품을 내보내는 것.


마이크 너머로 “빨리, 빨리”를 외치는 목소리는 어느 순간 잔소리처럼 들린다. 일이 한가한 날에도 긴장감을 유지하려는 듯 방송은 계속된다.


나는 단기직이라 좋다.

가고 싶을 때 가고, 못 가면 안 가도 된다.

아이를 돌보는 내 삶에는 변수가 많다.

고정된 스케줄은 쉽지 않다.


한 번씩 현장에 나가 미친 듯이 크게 틀어놓은 음악 속에서 일하다 보면,

엄마가 아닌 내가 살아 있는 기분이 든다.


현장은 시끄럽고 거칠고 공기는 탁하다.

좋은 환경은 아니다.

그래도 퇴근길, 우리는 모두 하루를 버텨낸 사람들이다.


나는 쿠팡 사람들이 좋다.

저마다 사연은 다르겠지만, 오늘 하루를 정직하게 노동으로 채운 사람들이다.


노동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비록 노동자의 가치가 이 사회에서 그리 높게 취급받지 못한다 해도,

버스를 타고 집으로 향하는 그들의 뒷모습에는 당당함이 있다.


오늘도 모두 무사히 집에 도착하길.

나는 그렇게 조용히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