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이 나를 바꾸는 방식
젊은 나는 인생을 즐기다 죽자,
그 생각 하나로 살았다.
“인생 뭐 있어.
사고 싶은 거 사고, 먹고 싶은 거 먹고
누리며 살면 되지.”
평생 모으기만 하다
돈 한 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일찍 떠난 엄마를 보며 결심했다.
나는 저렇게 살지 않겠다고.
언제 죽을지 모르는 미래보다
지금을 택하겠다고.
월급은 늘었고,
결혼을 하니 소득은 두 배가 되었다.
곧 부자가 될 것처럼
마음은 가볍고 부풀어 있었다.
가난은 그렇게 멀리 있지 않았다.
아무 소리도 없이 다가와
폭풍처럼, 계산서처럼
어느 날 나를 덮쳤다.
나는 끊기 시작했다.
배달을 끊고,
아이 학원을 줄이고,
놀이공원 연간회원권을 연장하지 않았다.
여행을 멈췄다.
동생들 밥값을 먼저 내던 손을
조용히 거두었다.
모임도 줄였다.
그 대신 나는 더 바빠졌다.
돈을 아끼기 위해
몸을 더 움직였다.
어느 날 거울 앞에 섰다.
살이 찌고 지친 얼굴이 서 있었다.
나는 나에게 말했다.
“살 빼기 전까지,
너한테 주는 선물은 없어.”
그 말은 다짐이 아니라
벌에 가까웠다.
나는 나를 줄이기 시작했다.
화장품도, 외식도, 작은 사치도.
남편에게는 이해를 주면서도
아이에게는 인내를 주면서도
정작 나에게는 가장 혹독했다.
가난은 내 지갑을 닫게 했고,
나는 내 마음까지 조여 매었다.
나는 더 이상
‘즐기기 위해 사는 사람’이 아니었다.
‘지키기 위해 사는 사람’이 되었다.
남을 위해 쓰는 돈이 아까워진 것이 아니라,
이제는 지켜야 할 것이 생겼기 때문이다.
아끼는 삶은
비참해서가 아니라
다시 올라가기 위한 선택이다.
나는 오늘도 아낀다.
무너졌기 때문이 아니라,
다시 설 날을 믿기 때문에.
그리고 언젠가
다시 나에게도
선물을 줄 수 있기를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