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상

수고했어 오늘도! 살아내느라!

by 오렌지샤벳



밥상엔 사람이 담긴다.

팥죽 속엔

그리운 얼굴 동동 띄어 담고,

옹골찬 삼계탕엔

남편의 힘겨운 하루를,

앓느라 애쓴 아이를 위해선

축난 속 달래줄 죽을 담는다.



이가 안 좋으니

부드러운 무른 반찬을 담고,

더워서 입맛이 없으니

새콤달콤한 반찬을 얹기도 하고,

새로 한 김치가 맛있으니까

겉절이를 담가도 보고,

무로 만든 반찬은 다 좋으니

그중에 생채를 무치기도 해서,

밥상엔 사람이 담긴다.



과거부터 현재와 미래가

모두 한 밥상 안에 담기고

성격부터 취향과 상태까지

모두 헤아려 담긴다.

엄마 손은 약손이라

몸도 마음도 쓰담쓰담

버무리고 무치고 끓이고 볶아서

상다리 휘게 담긴다.

“얘들아, 밥 먹자!, 식사합시다!”



하루가 유난히 길고 고된 날!

위로가 필요한 날!

따뜻한 국물을 끓인다.

찌개가 됐든, 국이 됐든, 날씨와 상관없이 따뜻한 국물을 끓인다.

젊어도, 어려도 힘에 부친 아이들을 위해!

더 살았다고 쉬울 게 없는 남편을 위해!

속이 상한 가족들에게!

위로와 응원을 담아,

정성스레 찌개를 끓이고, 국을 끓인다.

쓰린 속, 아픈 속, 상한 속을 달래 줄

따뜻한 국물 한 모금!

얼어붙은 마음도 녹여줄 따뜻한 온기로

또 살아내 보자고!

옹기종기 모여 밥을 나누고 삶을, 짐을

나눈다.


사진 출처:pixabay

화,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