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하나 그냥은 없다.
까닭 없이 똑똑 끊어 가는 목숨
피가 흐르고 울부짖어야만 생명인 줄 안다.
척박한 땅 뿌리내리고,
반겨주는 이 알아주는 이 없이
세상 풍파 맞아내는 목숨도 생명인데
부산스럽게 흔들흔들
눈길 빼앗는 목숨만 목숨인 줄 안다.
이리 차이고 저리 차이다,
짓밟혀도 그만 베어버려도 그만
누구 하나 알아주는 이,
울어주는 이 없이 태어난 목숨이라
목숨값 더 애달프고 아리다.
냉가슴만 시리게 앓는다.
저 하늘이, 바람이 알아주려나?
나부끼는 세월, 속으로 속으로만 곪는다.
질기고 질기다고,
해도 해도 끝이 없다고 한다.
질긴 목숨 탓만 한다.
할 줄 아는 게 나고 자라는 것뿐이라
이왕 태어난 목숨 꽃도 피고 자리도 잡아보려는데,
고개만 쳐들면 베어 나간다,
기지개만 켜도 잘려 나간다.
환영받지 못하는 목숨, 널브러진 더미 위로
쓸데없이 햇살만 쨍쨍하다.
흔적조차 남김없이 바짝바짝 잘도 마른다.
비를 맞고 햇빛을 쬐고 자라는 건 모두 같은데,
잡초라고 이름 지어진 것들은 모두 댕강댕강 잘려나간다.
하나하나 뜯어보면 모두 다 쓸모 있고 아름 다운 것 들이다.
도시에 난 잡초들은 그렇게 고민 없이, 사려 없이 편리에 의해 잘려나간다.
어떤 것에 의미를 붙이거나 값을 매기는 것은 순전히 인간에 의해서다.
풀은 자기가 귀한지, 흔한지, 다른 의미가 있는지, 없는지 알지 못한다.
그저 땅이 보이면 자리를 잡고 똑같이 겉껍질을 벗고, 땅을 뚫고 올라올 뿐이다.
아름답다는 것도, 잡풀이라는 것도, 약초라는 것도 모두 인간의 기준일뿐!
그저 제자리에 나고, 펴야 할 때 피고, 져야 할 때 지는 것일 뿐!
순리대로 제 몫을 사는 자연에게 인간은 늘 잣대를 들이댄다.
짓밟거나, 베어버리거나, 말려버리거나!
문득 궁금하다.
인간이 정한 값이 정당한지!
저 풀들도, 또 다른 생명들도 그것에 동의하는지!
베어나간 풀들이 있던 자리엔 풀 비린내가 진동한다.
사진출처:개인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