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똥밭에서
왜 하필 개똥이었을까?
걷는 길 곳곳 얼어붙은 개똥 투성이다
왜 하필 개똥이었을까?
왜 돌도 아니고 눈은 더욱 아니고
왜 하필 개똥이었을까?
사실 개는 아무 죄가 없다는 걸
우린 모두 알지 않는가?
인간이나 개나 때가 돼 분출하기는 매 한 가지
측간을 미처 갖지 못한 게,
개탓이 아니란 것도 알지 않는가
흙이라곤 찾아보기 어려운
보도블록 사이와 아스팔트 밖 화단에
농사도 짓지 않으면서
굳이
비료를 주는 이가 있다는 게 문제지
바싹 말라비틀어진 풀떼기들 아래
적나라하게 모습을 드러내버렸다는 게 문제지
개는 여전히, 아무리 생각해도 죄가 없다
이 추운 날 엉덩이를 까고 일보는 사람이 문제지
그걸 개한테 책임 지우는 인간이 문제지
뭐가 문제냐 되묻는 게 문제지
하고 많은 것들 중,
개똥이 이승밭에 굴러다니는 게 문제지!
사진출처: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