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과 識

by 김헌준 Hearn Kim


제가 한때 '모형기차'에 매료되어 지독한 취미생활에 빠져 있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모형기차'는 철도의 왕국이라 할 수 있는 일본에서 아주 성행하고 있었는데요, Kato 나 Tomix 같은 서넛 전문업체들이 일본 내 운영되는 전철이나 열차들의 모형을 작은 스케일로 제작해서 실제 선로를 본뜬 철도망을 구성해서 구동하는 정밀 모형분야의 한 분야 입니다.


일본을 들락 거리며, 여러 열차 모델들을 수집 하였고 점차 철도망도 확장되어 작은 방 전체를 모형열차 운영전용으로 사용 할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묘한 감정들이 생겨났습니다. 자그마한 열차들이 줄지어 운행되는 것을 보고 있으니 마치 자그마한 나의 세계 속에서 내가 그들의 神 인 것 같은 착각이 들더니 급기야는 그 세계를 더더욱 확장하기 위해서 더 많은 돈과 노력과 정성을 들이기 시작 했다는 것 입니다. 그 무렵 저는 뭔가 느낌이 이상해서 그 취미생활을 접기로 하고 모두 다른 분께 양도 하였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 꿈 같은 경험들을 청산 하였던 것이지요. 그러나 그 생생했던 모형철도 운영사업(?)에 대한 느낌은 지금 생각해도 정말 짜릿 합니다.


알고보면, 모두들 ‘法相들(= 相을 지닌 명색들)’ 인 것 인데 ...

경전에, "... 대상에 즐기고 환호하며 거기에 탐익 한다면, 그의 識은 그것에 의존하고 그것에 집착한다... " 라는 말이 있지요.


法(dhamma)’은 심의식의 고짜라(고유영역 안, 안으로라는 영역)에 위치 하는 것으로, 심의식의 입장에서 보면 ‘있는 그대로’ 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상태 입니다.


그 法(dhamma)이라는 거울에 무언가가 비추어지면 그 ‘무언가’는 相, 즉 法相을 갖추고 있기 마련입니다. 우리 중생들이 ‘見이나 對 하는 것’은 모두 ‘법상’입니다.


심의식 중에서 識은 相을 쫒아서 밖으로(고짜라가 아닌 밖) 흩어집니다. 당연히 법상을 쫒아서 안으로(ajjhattaṃ) 밖으로(bahiddhā) 요동치는 것이 識 입니다. 즉, 대상에 '즐기고 환호하며 거기에 탐익 한다면, 그의 識은 그것에 의존하고 그것에 집착한다' 라는 이야기.


경험되는 모든 것이 모두들 ‘법상들(= 相을 지닌 명색들)' 인 것인데 그 점을 명상하면서 걸으면, 걸으면서 삼매에 들어 갈 수 있고, 相을 파악 할 수 있는데 ....


相을 파악한다... 모두 法相 임을 안다는 것이 무엇을 말하는지를 알면 깨달음 입니다.


위 글들에 답이 나와 있습니다. 거울에 비치면 모두가 붙어 있지요? 모두가 구별없이 하나지요? 여러 相들은 하나의 法相 입니다. 모두가 같다고 아는 것. 모두가 다르다고 분별 지랄발광 하는 것이 識. 식이 무언지를 알고 法相이 뭔지를 파악하고 명심 한다면 삼매에 든다는 것.


法(dhamma)은 일어나고 사라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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