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뭘 해도 예뻐요”
주말이면 삼시세끼 전쟁이다.
아침 먹고 설거지하고 나면 어느새 점심시간이 되고,
간신히 한숨 돌리는가 싶으면 저녁이 밀려온다.
이 전쟁터 같은 하루의 어느 순간,
신랑이 갑자기 말을 건넨다.
“얘들아, 엄마 머리 파마했나 봐~?”
첫째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엄마 파마한 지 며칠 됐어요.”
어이가 없어서 피식 웃음이 났다.
며칠이라니, 벌써 보름은 훌쩍 지났는데.
그런데 바로 이어지는 둘째의 한마디가 나를 멈칫하게 했다.
“엄마는 뭘 해도 예뻐요!”
그 말에 순간, 피곤함도 살짝 녹아내렸다.
이 말을 건넨 건 우리 집 둘째, 주호.
위로는 형, 아래로는 쌍둥이 동생 둘.
가운데 낀 주호는 항상 눈치가 빠르고,
상대방의 기분을 살피는 데 아주 능하다.
어른스러운 말 한마디로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고,
자기 몫도 슬쩍 잘 챙긴다.
처음엔 그런 주호가 조금 안쓰러웠다.
가운데 낀 아이로서 혼자 애쓰는 건 아닐까,
형처럼 책임지지도 않고,
막내들처럼 보호받지도 못해서
스스로 눈치를 키운 건 아닐까, 싶어서.
그런데 요즘은 생각을 바꿨다.
이런 사회적인 감각, 타인의 기분을 살피는 능력은
공부보다 훨씬 더 중요한 자산 아닐까?
세상을 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힘이 되어줄 거라고 믿기로 했다.
그래서 주호가 예쁜 말을 할 때마다
“고마워”, “사랑해 내주호”라고 말해주고
꼭 안아준다.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을,
눈치가 아닌 마음으로 느낄 수 있도록
나는 오늘도 더 많이 안아주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