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증을 배우며 나를 돌보는 방법

감정 키우기

by 아들넷엄마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감정카드를 사서 감정 표현을 다양하게 할 수 있길 바랐다.

기분이 어떤지, 왜 그런 기분이 드는지, 그 감정을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지를 자연스럽게 익히며 자라나길 바랐던 것이다.


그런데 어느 날 아침, 아이가 잠이 부족했는지 짜증을 냈다.

나는 반사적으로 “아침부터 왜 짜증을 내?” 하고 혼을 냈고,

“오늘 밤엔 일찍 자”라며 나도 모르게 똑같이 짜증을 냈다.


그런 내 반응이 하루 종일 마음에 남아 맴돌았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아이도 짜증이 날 수 있고, 짜증을 부릴 수도 있는 거였다.

나는 아이가 감정을 있는 그대로 느끼고 표현할 수 있게 자라길 바랐던 엄마였는데,

그 순간 나는 아이의 감정을 꾹 눌러버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날 저녁, 아이에게 조심스럽게 말했다.

“짜증이 날 수도 있어. 누구나 그런 감정을 느낄 수 있지.

그럴 땐 어떻게 행동하면 좋을지 스스로 생각해 보는 게 더 중요해.”


그날을 계기로 우리는 감정에 대해 다시 이야기하게 됐다.

그 뒤로 아이들도 조금씩 달라졌다.

짜증이 날 때 조용히 책을 보거나, 방으로 들어가 혼자 쉬기도 하고,

“엄마, 나 지금 잠깐 혼자 있고 싶어요”라고 감정을 말로 표현할 줄도 알게 됐다.


어느 날은 첫째 신욱이가 이렇게 말했다.

“엄마, 나 오늘 진짜 힘들었어. 그냥 좀 쉬고 싶었어요.”

그 말에 나는 아이를 조용히 안아주며 대답했다.

“그랬구나. 엄마한테 이렇게 말해줘서 고마워.”


물론 둘째 주호는 아직 서툴러서

삐지면서 방으로 뛰어 들어가기도 하고,

셋째와 넷째인 쌍둥이들은 아직 울음으로 표현하지만,

이 아이들도 자라면서

자기 마음을 조금씩 더 잘 표현하리라 믿는다.


공부를 잘하고 똑똑한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나는 아이들이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와

‘스스로를 어떻게 돌볼 것인가’를 먼저 배워갔으면 좋겠다.

그게 결국, 마음이 건강한 사람이 되는 첫걸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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