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커주는 아이가 당연하다 생각하지 않기

믿음과 점검 사이

by 아들넷엄마


어느 날 밤, 늦은 시간

잠든 아이들 곁에서 우연히 신욱이의 패드 수업 기록을 열어봤다.

사실 ‘우연히’라고 말했지만

마음 한구석엔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겠다는 예감이 있었는지도 모른다.


신욱이는 늘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하는 아이였다.

혼자서도 척척 해내는 모습에

‘믿고 맡기자’는 마음이 들었고,

정말 오랫동안 나는 그의 학습을 확인하지 않았다.


그런데…

5월, 6월 수업 기록은 예상과 달랐다.

빠진 날들이 있고, 영상만 틀어놓은 흔적들도 보였다.

솔직히 말하면, 조금 실망했다.

무너진 건, 내가 기대하던 ‘신욱이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곧 깨달았다.

신욱이는 아직 열두 살.

스스로 잘하려는 마음이 아무리 커도

흐트러질 수 있고, 놓칠 수도 있다는 걸.


믿음은, 놓아두는 것이 아니라 함께 걸어가는 것이라는 걸

나는 다시 배우는 중이다.


그날 밤,

나는 신욱이에게 조심스레 메시지를 보냈다.



“신욱아

엄마가 네가 그동안 패드 수업도

스스로 잘해서 너무 믿고 맡겼는데,

이번 5,6월 기록 보니까 조금 빠진 게 있더라


엄마는 너한테 실망한 게 아니라,

신욱이가 원래 얼마나 잘할 수 있는 아이인지 알아서

좀 놀랐어.


조금 흐트러질 수도 있어. 괜찮아.

그런데 이참에 다시 정리해 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앞으로는 엄마도 주 1번씩 같이 점검해 줄게.


그동안은 혼자서 잘했지만,

이제는 함께 하면서 더 멋지게 해 보자


너는 충분히 할 수 있는 아이라는 걸

엄마는 여전히 믿고 있어.

사랑해, 이신욱“



그날 신욱이는 내게

“미안해요. 다음부턴 더 잘할게요.”

짧지만 진심 어린 답장을 보내왔다.


나는 그 한마디에 마음이 놓였다.

신욱이의 성장은 실수 없이 완벽한 길이 아니라,

돌아보며 바로잡는 과정 그 자체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엄마인 나도 마찬가지다.

믿고 맡기면서도, 놓치지 않는 눈을 갖기까지

몇 번이고 마음속 균형을 다시 세우고 있다.


우리는 같이 자라고 있다.

아이는 커가고, 엄마는 배워가며.

그렇게 또 하루, 나는 ‘엄마로서의 나’를 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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