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아이의 조용한 리더십
지난 일요일, 몸이 좀 안 좋아 아이들 점심만 챙겨주고 잠깐 눈을 붙였다.
자는 동안에도 아이들 목소리가 어렴풋이 들렸다.
그중에서도 유난히 귀에 들어오는 목소리가 있었다.
“엄마 피곤해서 누워 계시니까, 좀 조용히 하자.”
첫째였다.
동생들에게 조용히 해달라고 반복해 말하는 첫째의 목소리가
왜 그렇게 고맙고 따뜻하게 느껴졌는지 모르겠다.
이불속에 누워 ‘얼른 일어나 간식 줘야지’ 하면서도
잠시 더 눈을 붙였다가 일어났는데,
방 안 공기가 시원했다.
알고 보니 거실 에어컨 바람을
자기 방 쪽으로 향해 있던 선풍기를
내가 자고 있는 방으로 옮겨둔 아이가 있었다.
“누가 선풍기 엄마 방으로 갖다 놨어?”
하고 물었더니,
“형이 했지 뭐~”
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항상 상대방을 먼저 생각하는 아이,
자기보다 남을 먼저 살피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몸에 배어 있는 첫째였다.
그 마음이 얼마나 고맙고, 또 대견한지.
이렇게 귀한 보물이 내게 와주었다는 사실이
가끔은 믿기지 않을 만큼 감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