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형아처럼 부를 수 있어요!
요즘 첫째 신욱이는 친구들과 함께 케이팝 데몬 헌터스 노래를 외우고 노느라 영어 가사를 뽑아서 연습 중이다.
그 옆에서 둘째 주호가 따라 흥얼흥얼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귀여워서 웃음이 터졌는데, 갑자기 주호가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나도 영어만 할 줄 알면 형아처럼 저렇게 부를 수 있어요!”
자신감 가득한 둘째의 말에, 나랑 신욱이는 동시에 빵 터졌다.
요즘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보고 있으면,
아이들 각자의 성향이 점점 더 또렷하게 느껴진다.
첫째 신욱이는 뭔가를 잘해도 조심스럽고, 걱정이 많은 편이다.
무슨 일이든 준비를 많이 해야 마음이 놓이고,
실수하지 않기 위해 늘 신중하게 생각한다.
반면, 둘째 주호는 못하는 것도 금방 할 수 있다고 큰소리부터 치는 아이.
늘 “나도 할 수 있어요!”를 외치며,
우당탕탕 자신감으로 밀고 나간다.
예전엔 첫째는 첫째대로, 둘째는 둘째대로
각자 다른 방식의 걱정과 조바심이 드는 엄마였다.
한 명은 “괜찮아, 해봐도 돼”라고 안심시켜야 했고,
다른 한 명은 “기다려, 조금 더 생각해 보고”라고 말려야 했다.
그런데 지금은,
그 아이들의 다름이 하나의 ‘힘’이 된다는 걸 안다.
조심성과 준비성이 많은 첫째,
자신감으로 밀어붙이는 둘째.
나는 요즘 그 다름을 이야기로 풀어
아이들에게 들려주기 시작했다.
“신욱이는 실수하지 않기 위해 정말 준비를 많이 하잖아.
그건 누구나 다 가질 수 없는 멋진 장점이야.”
“주호는 모르는 것도 겁내지 않고 덤벼보지?
그 용기가 정말 대단하단다.”
그렇게 각자의 성향을 인정하고
자기만의 장점을 받아들이게 되자,
아이들 스스로도 자신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졌다.
걱정만 하면 좋을 게 없더라고요.
아이들도, 엄마도.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바라보고,
조금 느려도, 조금 서툴러도
그 안에서 나만의 힘을 발견하는 일.
그게 요즘 내가 육아에서 조금씩 배우는 지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