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같은 큰 형아

첫째라서, 고맙고 미안해

by 아들넷엄마

방학 첫째 날.

아이들이 그렇게 노래를 부르던 워터파크에 다녀왔다.

“몇 밤 자면 가요?”

“우리 가족 다 같이 가요?”


며칠 전부터 들떠 있던 아이들의 얼굴은

출발하는 차 안에서부터 이미 물놀이 중이었다.


출발하기 전,

신랑과 박카스를 하나씩 들이키며

“돈 쓰고 고생하러 간다~”며 웃었는데,


워터파크에 도착하자마자 생각이 바뀌었다.

셋째와 넷째는 자동차 튜브에 누워

오리발을 휘젓으며 깔깔거리고,

신욱이와 주호는 물안경을 끼고

이리저리 수영하며 정신없이 놀았다.


그 모습을 보니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백 번은 들었다.


한참을 즐기던 중,

문득 첫째 신욱이의 모습에 시선이 멈췄다.


구명조끼를 입고 버둥거리던 셋째 윤찬이를

툭툭 달래며,

겁먹지 않게 양손으로 단단히 잡아주던 큰형.


조심스럽지만 능숙하게,

물과 친해질 수 있도록 이끌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나는 잠시 말이 없어졌다.

가르친 적 없는데…

저렇게 자연스럽고 다정할 수 있다니.


“윤찬아, 하나도 안 무서워~”

“형이 안 놓칠게.”


윤찬이는 금세 긴장을 풀고

형아와 눈을 맞추며

숨 넘어가게 웃기 시작했다.


형의 품 안에서 전혀 무서워하지 않고,

물놀이를 맘껏 즐겼다.


신욱이는 윤찬이의 표정과 반응에 귀 기울이며

천천히, 조심스럽게 놀아줬다.


그 모습은 어느 순간,

‘놀아주는 형’이 아니라

‘함께 놀아주는 든든한 아빠’ 같았다.


놀 시간이 끝나고,

밥을 먹으러 가는 길.

윤찬이가 말했다.


“다리 아파…”


말 끝나기 무섭게

신욱이가 쪼르르 다가와

말없이 윤찬이를 번쩍 안아 업었다.


그냥 자연스럽게.

아무렇지 않게 해내는 이 장면이

내 마음속에 오래 남았다.


‘이건 영상으로 남겨야 해.’

그 순간, 마음이 자동으로 저장을 눌렀다.


동생을 살뜰히 챙기고,

부쩍 형아 티를 내는 그 모습이

기특하고, 사랑스러워서

가슴이 찌릿했다.


그리고 나는 조용히,

마음속으로 덧붙였다.


“그런 너를 매일 키우는 나는,

참 복이 많은 사람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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