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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은향 Oct 28. 2024

카파도키아 괴레메야외박물관

(괴레메야외박물관, 버섯바위, 로즈밸리, 동굴호텔)

     2024.10.19. 토. 새벽 4시 30분, 호텔에서 출발하려면  도대체 몇 시에 일어나서 씻고 준비해야 하는가? 극도로 예민한 나의 성격상 잠이 도저히 안 왔다. 새벽 3시가 되는 것을 보고 내가 먼저 대충 씻고 남편을 깨워 대강 정리를 하고 방을 나섰다. 거리는 어두컴컴했다. 카이세리 공항까지 가는 도중에 먹으라고 호텔에서 간단한 간식을 주었다. 안에 보니 큼직한 샌드위치와 사과, 요거트가 들어있었다. 그 시간에 그걸 먹는 사람이 비정상이지 싶다. 그래도 챙겨주는 마음이 고맙다. 나는 그냥 차 안에 두고 내렸다. 공항에 도착하여 또 두 번의 검색대를 통과했다. 최대한의 스마일 표정을 지었다. 다행히 검색요원들은 한국말로 "안녕하세요? 환영합니다."라고 말해주어서 기분이 좋았다.


   1시간 40분 소요하여 카이세리로 도착한 우리는 다시 버스로 1시간 걸려서 카파도키아에 도착하였다. 버스로 괴레메 국립역사공원으로 향하는 도중에 우리들의 눈앞에 펼쳐진 논밭에는 거의 비어있었으나 가끔 보이는 밭에는 멀리서 보니 작은 호박 같은 것들이 뒹굴고 있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멜론이라고 하였다. 식사 후 멜론이 계속 나와서 많이 먹었다. 지금 터키는 농사 준비기간이라고 하였다. 땅덩어리가 워낙 커서 우리나라와 비교가 안되었지만 이스탄불은 우리나라의 가을날씨와 비슷하여서 준비해 간 가을 옷이 적당하였다. 그러나 카파도키아에 내리니 약간 더울 정도로 따뜻하여 26도쯤 되어서 가벼운 반팔을 하고 다녔다. 어쩌면 하늘이 그렇게도 청명하면서 파아란지 그야말로 한 폭의 수채화 같은 모습이었고 버스를 타고 가면서 본 자연의 색깔은 낙엽이 지고 있는 듯한 모습과 더불어 화산폭발의 결과물인 기암괴석의 회색과 더불어 온통  회갈색이었다. 그리고 공장이라고 추측할 수 있는 굴뚝들이 하나도 보이지 않은 것이 이상하였다. 튀르키예는 지금이 농사 준비기간이라고 하더니 논밭들이 깔끔하게 정비되어 잡초하나 보이지 않는 깔끔하게 정비된 모습들이었다. 신기하고 이상한 모습들의 갖가지 바위들이 모여있는 산을 바라보면서 자연의 경이로움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세계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카파도키아의 괴레메 마을의 야외박물관에 도착한 버스는 우리를 어느 주차장으로 내려놓았고 우리는 4인 1조로 지프차를 타고  1시간 40여분을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특이한 지형을 살펴보며 투어를 했다. 가는 도중에 발견한 버섯바위 파시바, 멀리 보이던 카파도키아에서 가장 높은 산이라고 하던 우츠히사르의 절벽 바위마다 큰 구멍들이 나있었고 그곳은 기암괴석 요정의 굴뚝이 즐비하였다. 그리스도 박해를 피해 온 그리스도인들이 만든 석굴의 모습들이 군데군데 보였다. 우리를 태운 현지 지프차 운전기사는 기발한 운전 솜씨로 우리를 아주 놀라게 하며 차바퀴를 공중에 띄우며 가슴을 철렁하게도 하다가 얌전하게 운전하면서 속도를 늦추어 주변 경관을 살펴보는 시간을 주기도 하였다. 눈으로 보는 그 장소는 그야말로 자연의 박물관 그 자체였다. 멀리 보이던 로즈밸리라고 부르는 계곡은 산 허리까지 붉은 장미 색깔로 보여서 그렇게 불린다고 하였다. 카파도키아에서 가장 높은 산이라고 하는 우츠히사르를 멀리에서 바라보았다. 머리 모양이 버섯모양인 바위를 비롯하여 기괴한 모습들의 돌들이 온통 천지에 깔려 있는 장소였다.


  우리는 지프차에서 내려 사진을  찍고는 와인으로 축배를 들었고 그 빈 잔에 기사들에게 고맙다는 팁을 주기도 하였다. 다시 장미계곡을 지나 내려서 여유 있는 자유 시간을 가지며 사진을 찍고 탐험 활동을 하였다. 함께한 가이드가 해박한 지식으로 전문 용어를 사용하며 지형의 시대별로 발생한 특징과 튀르키예의 지형 역사를 자세하게 설명하였으나 굳어버린 내 두뇌 속으로는 아무것도 들어오지도 않고 오로지 휘황찬란한 모습으로 내 눈 속으로 들어온 것만 인식되어 자리 잡고 있을 뿐이었다. 아, 이런 세상도 있구나 싶었다. 죽기 전에 가볼 만한 곳을 추천하라면 1순위로 하고 싶었다.


  어느새 우리는 넓디넓은 야외공원을 지나 숙소인 동굴 호텔로 향했다. 아주 궁금하였던 동굴호텔이었는데  내가 생각했던 그야말로 토굴 속의 호텔은 아니었고 동굴 입구에 지어진 호텔이어서 조금은 습하고 서늘했다. 그래도 특별한 체험이라고 생각하니 재미있었다. 끼니마다 나오는 케밥은 벌써 더 이상 먹을 수가 없어서 남겼으나 의외로 남편은 잘 먹는 것 같았다. 내일은 드디어 카타도키아의 하늘을 날아오르는 열기구를 타기로 되어서 새벽 일찍 일어나야 한다. 그래서 캐리어도 미리 챙겨두고 우리는 잠자리에 들었다.

[계곡 전체를 투어하는 현지 지프차들]
[갖가지 모양의 기암괴석들]
[그리스도인들이 만든 석굴의 모습]
[우리가 머물렀던 동굴호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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