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은향 Nov 04. 2024

에페소, 이즈미르, 그리고  다시 이스탄불

(대극장, 셀수스도서관, 하드리아누스신전, 아카디우스도로, 사도요한 교회

2024. 10. 23. 수. 7시에 호텔 조식을 먹었다. 샐러드와 과일 몇 조각으로 해결하였다. 음식 가리지 않기로 소문난 내가 왜 여기서 이렇게 까탈스럽게 못 먹는지 이해가 안 되었다. 점심은 또 양고기 케밥인 피르졸라가 나온다고 미리 가이드가 말해주었으나 구미가 당겨지지 않는다.


  조금은 넉넉한 오전 9시에 에페소를 향하여 출발하였다. 거의 2시간 30분쯤 걸렸다. 중간에 휴게소에 들러서 화장실을 가고 휴게소에 마련되어 있는 상점에서 튀르키예만이 가지고 있는 향토색이 짙은 여러 가지 물건을 구경하다가 올리브 오일로 만들었다는 핸드크림을 샀다. 조그마한 박스였는데 열어보니 10개가 들어있었고 1개를 웃으며 덤으로 주길래 넙죽 받았다. 우리나라 핸드크림도 좋은데 내가 굳이 이걸 왜 사지 싶었으나 튀르키예 온다고 소문을 내었으니 지인들에게 기념으로 주자 싶었기 때문이다. 부담 없이 선물용으로는 안성맞춤이다. 우리 부부는 선택하는데 매우 신중한 편이다. 물건 하나를 사도 꼭 필요하면 산다. 그래서인지 사면 아주 오래 사용하기도 한다. 당을 보충한다고 튀르키예 초코바를 2개 샀다. 호텔 방에 와서 먹으니 그렇게 달지도 않고 먹을만했다.


  휴게소에서 30여분을 보내고 다시 에페소를 향해 버스에 오른 우리는 가는 도중에 점심을 먹기 위해 식당에 들렀다. 시계를 보니 현지 시각으로 13시다. 식당에 들어서니 미리 준비가 되어있었고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여행사에서 온 우리나라 팀들로 식당 안은 벌써 만원이었다. 아이고 좀 조용한 곳이 없다. 1인당 3개씩 양갈비가 나왔다. 그리고 모래알 같은 밥도 같이 물론 나왔다. 파전이라고 하는데 달걀 반죽에다가 가는 실파 몇 가닥을 넣어서 부쳤는데 파전이라고 했다. 그래도 우리는 맛나게 먹었다. 결국 오늘 오전 활동은 조식을 하고 이동하다가 점심을 먹고 다시 14시에 움직인 것뿐이다. 15시경에야 에페소에 도착하였다.


 에페소는 튀르키예의 서부 에게해 연안에 위치한 이즈미르주의 카이스트로스강 어귀에 있던 고대 그리스의 식민도시라고 한다. 고대 그리스 식민도시로 건설되어 소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상업요충지로 번성하였다고 한다. 기원전 6세기 후반에 페르시아의 지배를 받으면서 일시 쇠퇴하였다가 알랜산드로스 대왕에게 정복된 뒤 새로운 에페소스가 건설되면서 헬레니즘 도시로 부흥하였다고 한다. 초기 기독교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도시로 201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고 한다.


  대극장은 헬레니즘 시대에 만들어진 원형대극장으로 연극, 문화예술, 검투사들의 싸움이 열린 곳이라고 한다. 2만 5천 명 이상의 관객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세계에서 가장 큰 원형 극장 중 하나로 3단 구조의 각단은 22개의 계단으로 이루어져있다고 한다. 무대에서 관중석 끝까지 목소리가 전달되도록 건축설계가 되어 있어 실제 관광객 음성이 맨 위층까지 들린다고 하였는데 마침 어느 단체객의 인솔자가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고 다른 일행은 거기에 맞추어 박수를 치는데 위층까지 또렷하게 들렸다. 거의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다.


  나는 가기 전에 관심이 많았던 곳이 셀수스 도서관이다. 셀수스 도서관은 에페소 유적 가운데서 가장 훌륭한 것 중의 하나로 그곳은 세 개의 문이 있는데 각각 상단은 지혜, 운명, 지식을 상징하는 정결한 여성상들로 장식되어 있었다. 그날은 마침 줄을 쳐놓고 접근 금지가 되어있었다. 공사 중인 것 같았다. 기대는 안 했지만 내부 구조가 궁금했었는데 멀리서 외형만 바라볼 뿐이었다.


 하드리아누스 신전은 에페소스 시민들에 의해 지어져 하드리아누스 황제에게 바쳐졌다고 한다. 최근에 복구된 이 신전은 신전 입구에서 안으로 들어가니 돌담 위에는 신과 여신들의 부조가 가득하였다. 신전 전면 4개 기둥 중 2개의 기둥을 잇는 아치는 에페소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하였다.


  아카디우스 도로는 헬레니즘 대의 쇼핑거리라고 한다. 들러보면서 사진을 찍었다. 사람들이 너무나 많이 붐볐다. 나는 걸으면서 그 당시에 우리가 걷는다고 상상해 보았다. 어떤 물건들이 나와서 오고 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을까 궁금했다.

  멀리 사도요한의 무덤이 있는 곳으로 사도요한의 교회가 있다고 한다. 박해를 피해 예루살렘에서 나온 사도요한과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가 살았던 곳이자 사도요한이 복음서를 기술하고 또한 생을 마감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성스러운 기독교 성지의 하나로 여겨 많은 기독교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우리는 멀리 손짓으로만 바라보았다.

 

 다시 에페소에서 이즈미르로 이동(1시간 30분 소요)하여 공항으로 이동 후 항공으로 이스탄불로 이동(항공, 1시간 40분 소요) 이스탄불에 도착하여 호텔에서 한식 저녁 식사 후 휴식. 참으로 넓은 땅에서 머나먼 길들을 오고 갔구나 싶다.

 

[대극장 모습]
[에페수스 부조물]
[아카디우스 도로]
[에페소 유적]
[보수중인 셀수스 도서관]
[하드리아누스 신전]


작가의 이전글 파묵칼레, 히에라폴리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