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를 돌아보면,
붙잡지 못해서 놓친 것보다
알면서도 손을 놓아버린 것들이 더 마음에 남는다.
처음에는 꼭 쥐고 있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았던 일들,
언젠가 잘 되기만을 바라며
붙들고 있었던 관계들,
‘이제는 나도 내려놓아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미루기만 했던 마음들까지.
하지만 어느 순간,
손끝에 힘을 주는 일이
슬슬 더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잡고 있는 것보다
놓아버리는 쪽이
더 나를 닮은 선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몇 가지를 조용히 놓아주기로 했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나 자신에 대한
끊임없는 자책,
돌려받지 못하는 애씀,
상대의 마음보다
상대의 시선을 더 의식하던 태도들.
놓아버리고 나서야 알게 된 것이 있다.
버린 것이 아니라
돌려보낸 것에 가깝다는 느낌.
그 자리에
조금은 넓은 숨 쉴 공간이 생겼다는 것.
놓아버린 것들 덕분에
내 안에 빈자리가 생겼다.
그리고 그 빈자리는
생각보다 그리 나쁘지 않았다.
조금 쓸쓸하지만,
조금 가벼워졌고,
조금 더 솔직해질 수 있었다.
올해 나는
무언가를 “얻어서” 성장한 것이 아니라,
조용히 “놓아버리면서”
조금 자란 사람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