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15 — 기쁨에 대하여

by 멈춤의 일기장

올해의 기쁨은
생각보다 조용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소리 내어 웃게 만드는 사건도,
크게 축하받을 만한 성취도 아니었는데
이상하게 마음이 오래 따뜻했던 순간들.


아침 햇살이 예상보다 부드러웠던 날,
차 한 잔을 앞에 두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편안했던 시간,
하루를 마치고 돌아와
“오늘도 여기까지 왔구나” 하고
스스로를 다독이던 밤.


그런 순간들이
올해의 기쁨이었다.


예전의 나는
기쁨이란 늘 특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눈에 띄는 결과가 있어야 하고,
누군가와 나눌 이유가 있어야
비로소 기쁨이라고 불릴 수 있다고.


하지만 올해는 조금 달랐다.
기쁨은
‘잘 해냈다’는 증명이 아니라
‘괜찮게 살아냈다’는 감각에
더 가까웠다.


그래서 올해의 기쁨은
크게 흔들리지 않았고,
조용히 오래 머물렀다.


누구에게 보여주지 않아도,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기쁨.


그저
내 하루 안에서
나만 알고 있으면 충분한
그런 기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