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기쁨은
생각보다 조용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소리 내어 웃게 만드는 사건도,
크게 축하받을 만한 성취도 아니었는데
이상하게 마음이 오래 따뜻했던 순간들.
아침 햇살이 예상보다 부드러웠던 날,
차 한 잔을 앞에 두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편안했던 시간,
하루를 마치고 돌아와
“오늘도 여기까지 왔구나” 하고
스스로를 다독이던 밤.
그런 순간들이
올해의 기쁨이었다.
예전의 나는
기쁨이란 늘 특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눈에 띄는 결과가 있어야 하고,
누군가와 나눌 이유가 있어야
비로소 기쁨이라고 불릴 수 있다고.
하지만 올해는 조금 달랐다.
기쁨은
‘잘 해냈다’는 증명이 아니라
‘괜찮게 살아냈다’는 감각에
더 가까웠다.
그래서 올해의 기쁨은
크게 흔들리지 않았고,
조용히 오래 머물렀다.
누구에게 보여주지 않아도,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기쁨.
그저
내 하루 안에서
나만 알고 있으면 충분한
그런 기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