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낙엽이 떨어져 바람에 흩날린다.
회색 도로 위로 스쳐가는 가을이,
왜 이리 쓸쓸하게 느껴지는 것일까.
한낮의 햇살은 여전히 따뜻하지만,
그 속에 서 있으면 어딘가 모르게 쓸쓸한 기운이 스민다.
쓸쓸한 기운이 괜히 마음을 흔든다.
해마다 가을은 그렇다.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모든 것을 멈춰야 할 것 같아서
자꾸만 멈춰 서게 되는 건 왜일까.
붙잡을 것도 없는데,
마음이 자꾸 뒤를 돌아본다.
가을을 맞이하면 노을을 생각하게 된다.
이 계절의 냄새와 느낌을
붉은빛의 노을로 기억하고 싶다.
계절의 끝과 시작은,
조용하고 잔잔하며,
아련함이 밀려오는 그런 시간인 것 같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마음은 더 뜨겁다.
잎이 떨어진 자리마다
또 다른 새싹이 숨 쉬고 있음을,
나는 안다.
겨울이 오기 전,
나는 오늘의 공기를 깊게 들이마신다.
차가운 바람이 내 안의 따뜻함과 섞여,
겨울을 녹여내는 힘이 될 거라고.
그리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가을의 끝은 끝이 아니라,
조용히 다음 계절을 부르는 시작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