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가장 큰 예술이다

빈센트, 그림을 통해서만 말할 수 있는 사람

by 디어문

그림에 대해 관심도 지식도 없던 내가 빈센트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뮤지컬 때문이었다.

빈센트를 연기했던 배우에 대한 호기심으로 관극을 했고, 처음 보는 소극장의 뮤지컬은 꽤 매력적이었다. 그렇게 가까이에서 배우의 눈빛과 목소리를 듣는 경험은 처음이어서 작품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것 같았다.


빈센트의 마음을 노래하는 듯한 넘버들은 너무 아름다워서 지금도 가끔 듣는다. 특히 , 빈센트의 그림으로 가득 채웠던 무대의 몽환적인 느낌은 잊을 수가 없다.



빈센트에 대해 아는 정보라고는 해바라기를 그린 화가, 천재 화가 정도였다.

뮤지컬을 보고나니 그의 글이 궁금했다.

테오에게 보낸 편지로만 엮은 '반고흐, 영혼의 편지'는 읽을수록 그의 감성과 표현력에 반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림에 압축되어 있는 감정들을 펜에 묻혀 한 글자 한 글자 다시 써내려가는 느낌이랄까? 섬세한 그의 감정과 생각들이 좀더 가까이 와닿았다.

(개인적으로는 빈센트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1편이 훨씬 좋았다.)


그림을 잘 그리면 글도 잘 쓰는 건가?

감성적이지만 진솔했고, 강렬하면서도 감미로웠다. 작가가 되었어도 멋진 글을 썼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테오에게 편지를 쓰던 빈센트는 여리고 따뜻했다. 그림을 그리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을 만큼 강한 그의 열정이 '광기'라는 편견에 가려지는 것이 안타까웠다.




고흐의 삶과 그림에 대한
진실을 보여줄 수 있기를


책의 첫머리에 적혀 있는 귀에서 빈센트에 대한 글쓴이의 애정이 느껴진다. 편견은 배제하고 그림을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했던 한 사람으로 봐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동생 테오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그림을 그렸던 고흐.

고마움과 애정만큼 , 미안함의 무게가 감당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자신의 삶을 끝낼 수밖에 없을만큼.

(빈센트의 죽음에 대해서 의견이 분분하지만 일반적인 내용을 기준으로 작성하였습니다.)



그림을 통해서만 말할 수 있는 사람



마침 빈센트 작품전이 있어서 그림 공부 중인 아이와 전시회를 갔다. 빈센트의 삶에 따라 여러 개의 방으로 나누어져 있었다. 그림만 전시해 놓은 것이 아니라, 작품과 배경에 대한 설명이 자세하게 소개되어 있었다.


모든 곳이 인상적이었지만 빈센트가 마지막으로 지냈던 노란 방이 기억에 남는다.

포토존으로 연출되어 색감은 화려했지만, 소품은 소박하고 쓸쓸했다. 그 작은 방에서 외롭게 생을 마감했던 빈센트를 생각하니 알 수 없는 슬픔과 연민이 느껴졌다. 뮤지컬 엔딩에서 들리던 총소리가 다시 가슴에 꽂히는 것 같았다.





아이는 고흐의 자화상을 한참 들여다보더니 기운이 빠져나가는 것처럼 강렬하게 느껴진다고 했다.

유화 특유의 거친 터치감 때문인지, 직접 빈센트를 만나고 온 것처럼 생생하다고. 빈센트의 눈빛이 지독하게 쓸쓸해 보여서 슬프다고 했다.


그림이란 게 참 신기하다.

들여다 보고 있으면 그림을 그리던 그 날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다. 그 날의 내 마음은 이랬다고, 나는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그의 말이 들려오는 것도 같다.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것은
감성적이고 우울한 것이 아니라
뿌리 깊은 고뇌다.
나의 모든 것을 바쳐서
그런 경지에 오르고 싶다.




한 사람을 알게 되면 그 사람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함께 온다고 했던가. 나의 삶과 전혀 교점이 없음에도 그의 고뇌가 아프고 그의 열정이 부럽다. .


나를 연소시키면서까지 간절히 원하는 것은 그런 것일까? 아무리 외면해도 할 수 밖에 없는 것, 운명 같은 건가.

화려함보다 소박함을 화폭에 담고 싶어했던,

그림으로 위로를 전하고 싶다던 빈센트.

그는 이 곳을 떠나서 화가들이 사는 별에 갔을까?

사람을 사랑하는 화가 빈센트로

그 별에서는

덜 외로웠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