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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어문 Jun 15. 2023

사람도 책 같았으면

사람도 책처럼

읽고 싶을 때 읽고

읽으면서 이해가 되고

내가 채워지면 좋겠어요.


글처럼,

마음 그대로를 표현해도 괜찮고.

좋고 싫고 슬프고 서운한 감정들에

필터 같은 거 씌우지 말고

보여줄 수 있었으면...

그럼 실타래처럼 감정이 얽히지는 않을 텐데.

가끔 그런 생각이 들어요.




악의가 없는 마음도 불편함을 줄 수 있어요.

감정은 듣는 사람의 것이니까요.

친구가 어떤 마음으로 나를 찾는지 알아요.

그럼에도 가끔은 서운합니다. 속상한 마음을 편하게 털어놓을 만큼 가깝기 때문인 줄 알지만, 지치기도 합니다. 내 감정 상태가 불안정할 때는, 일방적인 감정받이가 된 기분이 들기도 해요.


왜 그럴까 생각해 봤어요.

좋아하는 친구이고, 속사정까지 아는 오래된 관계인데, 왜 이런 마음일까.

내가 이기적일까


친구의 고민과 내 고민이

너무 다른 세상이어서

공감이 어려웠던 거 같아요.

상대적으로 초라하게 느껴지는 자격지심도 있었겠지요. 생존이 고민인 사람에게 평범하게 반복되는 일상이 지루하다는 고민이 와닿기 어려웠을 거에요.


성격 탓도 있을 거예요.

어릴 때부터 혼자 생각이 많았어요.

고민을 꺼내놓기보다 묻어두어요.

그래서 책이 좋았어요.

보고 싶은 세상으로 들어가서

듣고 싶은 이야기를 듣고,

어지러운 마음이 정리되는 느.

무기력하게 책을 폈다가 ,

덮을 땐 희망이 생기기도 하니까요.


사람은 현실임을 알면서도

가끔 씁쓸합니다.

소중한 사람이 의지가 되지 않는다는 게

슬프기도 해요.

친구는 모르겠지요. 이런 마음을.

 

아니라고 하지만,

친구에게 기대하는 바가 컸 거예요.

나도 친구의 기대를 채워주진 못했을 텐데.


아무리 좋아하는 사람도

결국 감정의 중심은 나입니다.

다정하고 매력적인 연인은 드라마에서,

이상적인 친구는 책에서 찾으면 됩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조금 누그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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