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 방 환자의 죽음

언니가 급성골수성백혈병에 걸렸다.

by 거북달

옆 방에 [관찰실]이라고 격리가 잠시 필요한 환자들을 위해 늘 비워두는 방이 있다.

언니도 장에서 발견된 C.difficile 독성때문에 다른 환자들을 감염시킬 우려가 있어, 며칠 격리 되었던 방이다.

갑자기 언니에게 원래 병실로 이동해달라고 하더니, 다른 환자분이 그 병실을 차지했다.


만 하루 정도 되었을까.

관찰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보호자 1인만 출입이 가능한 무균병동에 사람들이 떼 지어 들어오고, 그들의 손목은 보호자출입증도 없이 깨끗하다.

방 안에선 가끔 곡소리가 났다가, 가끔 사랑한다고 외쳤다가, 가끔 침묵이 맴돌다가.


언니와 식사를 하고 병동 산책을 하는데 울음소리가 병동을 채운다.

"저기 아저씨 돌아가셨나봐. 울음소리가 들려." 나는 철도 없지. 궁금증이 커서 언니의 마음을 헤아리지도 못했다.

"일부러 안들으려고 하고있어." 건강해진다는 폐호흡을 하는 언니의 눈에 두려움이 서렸다.


언니는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일까.

내 선택지에는 없는 '죽음'이 언니에게 반짝 떠오른 것일까.

나도 죽을 수 있겠다. 생각한 것일까.

언니는 지금 얼마나 두려운 것일까.

언니가 내 옆에서 머리가 빠진다며 웃고있다고, 마음이 괜찮은 게 아닐텐데. 두렵지 않은게 아닐텐데.


하지만 언니는 싸울 것이다. 승리하고, 마지막에 웃는 사람이 될 것이다.

죽음은 그때 다시오라. 50년 정도 지난 뒤에, 겸허히 죽음을 받아들일 수 있을 그런 나이에.

keyword
작가의 이전글투병 중에도 내내 착한 우리 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