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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onpro Oct 08. 2023

영화리뷰 #5. <더 넌 2> 리뷰

껍데기만 공포영화, 내용물은 코미디

10월 초, 공포영화를 보기엔 철이 좀 지났지만 뭐 어떤가. 지인과 함께 보게 된 <더 넌 2>.

극장의 막이 오르고, 난 잠깐 동안 인지부조화(스턴) 상태에 빠졌다.

그도 그럴 것이 공포영화를 보러 왔는데 막상 포장을 까보니 개그영화였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러한 문제점이 발생한 원인에 대해 다음과 같이 생각했다.


1. 지나치게 일관성 있는 공포연출

 

일단 이 영화는 같은 연출을 지나치게 반복한다.


예를 들어,


1. A라는 인물이 있다.

2. 악마가 환영으로 A를 홀려 어두운 곳으로 유인.

3. A를 놀라게 한다. 그리고 사라진다.

-End


이러한 연출이 인물만 바뀔 뿐 계속 반복된다.

나 무섭지 놀랬지 헤헤

더욱 문제인 건 이 연출의 목적이 단순히 관객을 놀라게 하려는 의도 이외에 아무런 의도를 지니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2. 더블 주인공 체제. 그러나 속 빈 강정


위 영화 수녀 아이린과 소녀 소피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이러한 시점 변화는 의미가 없을뿐더러 극 몰입에 방해가 될 정도이다.

극의 주인공 아이린 수녀

허구한 날 악마에게 당하는 두 주인공의 모습만 보여줄 뿐 두 주인공의 활약이나 갈등을 묘사한 장면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시점이 전환될수록 스토리 이해에 혼란만 가중된다.


스토리는 인물의 감정 또는 관계 변화(갈등)를 담은 사건을 통해 전개된다. 그런데 갈등도 없으며 주인공의 활약도 없는 이 영화를 어떻게 즐기란 말인가?


언급한 문제점은 극이 진행될수록 심화된다.

인물의 갈등과 해소, 내적성장이 없으니 주인공의 행동에 대한 설득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을뿐더러 더 나아가 관객은 주인공의 존재의의마저 의심하게 된다.


3. 작위적인 스토리 전개

& 존재 의의를 알 수 없는 조력자


또한 <더넌 2>스토리가 작위적이다. 주인공 아이린이 극 중 행하는 모든 판단의 준거는 오로지  꿈속에서 목격한 '상징'뿐이다.

더 웃긴 건 그걸 다른 인물들은 철썩 믿는다!!

신력이 뛰어나다나 뭐라나.

꿈 속에 친히 강림하신 악마!

더 웃긴 건 악마가 매우 젠틀하다. 굳이 주인공 꿈속에 나타나 상징을 통해 자신의 목적을 유추할 수 있도록 도와주다니. 사실 악마는 현세가 지겨워졌던 게 아닐까?


이러한 문제점으로 인해 다른 문제가 발생한다. 주인공이 모든 판단을 하다 보니 조력자 데브라 수녀의 존재의의가 사라진다. 데브라 수녀는 도대체 왜 존재하는지 모르겠다.

 극에서 하는 게 없어서 동정하고 싶을 정도다.

조력자 역할의 인물이 극 중에서 한 일을 요악하자면 총 네 가지이다.

조력자인 데브라 수녀

1. 주인공과 묵을 호텔 예약하기

2. 아이가 맡긴 단서를 주인공에게 전해주기

3. 쓰러진 주인공을 의사에게 데려가기

4. 악마로부터 도망 다니기 & 마지막에 기도?


스토리를 성의 있게 만드세요! 제발...


4. 매우 무능력하고 멍청한 악마

& 갑작스러운 장르의 변주


앞서 설명했다시피, 이 악마는 주인공이 자신에게 다다르기 전까지 소피와 주변인물을 놀라게 하는 행동, 애꿎은 액스트라 캐릭터 두 명을 죽인 것 이외에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는다.

참고로 극 중 악마의 궁극적 목적은 루치아의 눈이라는 유물을 획득해 잃어버렸던 힘을 되찾는 것이다. 근데 이 악마는 주인공이 도착하기 전까지 유물을 찾지 않는다...!!

사실 이 정도면 엑소시즘 되길 바란 거 아닐까?

그냥 매우 무능력하고 멍청해서 우스꽝스럽다.


빙의한 악마 참고로 둔기로 머리를 내리치면 제압 가능

덧붙여 영화 장르가 일단은 공포영화인데 보다 보면 <인디아나 존스>, <미이라>를 보는 느낌이다.

악마보다 먼저 유물을 찾아 악마를 저지하려는 주인공 일행과 이를 방해하려는 악마.

Pre-production(기획) 단계에서 방향성을 잘못 잡은 게 확실하다! 사실 모험물로 가는 게 더 나았을 것 같다는 개인적 생각이다.


그리고 앞서 언급했지만 이 영화는 사실 악령영화가 아니라는 점!

이 영화에 나온 악마는 물리적인 힘으로 제압할 수 있다!!

그런데, 주인공들이 멍청한 건지 모르겠는데... 때리고 계속 도망다닌다.

그냥 때려잡으면 안될까? 그렇게 된다면 모두가 평화로워질텐데.. 관객도, 등장인물도.

참... 알면 알수록 모르겠다. 분명 봤는데도 알쏭달쏭한 영화는 필자도 처음이다.


마지막으로


이외에도 극 후반부 아이린의 활약 부재. 갑작스러운 신파 전개 등 여러 문제점이 있지만 여기까지 하겠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은 영화를 감상하는 참사를 피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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