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yoonpro Mar 29. 2023

#3. 노동과 삶이 완전히 분리되면 과연 행복할까?

<세브란스: 단절>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관하여

가끔씩 기대조차 하지 않고 감상한 작품이 단순히 재미를 넘어, 감동까지 선사한 경험이 누구나 있으리라 확신한다. 필자는 작년에 감상한 <세브란스: 단절>과 <더 베어>가 그런 작품들이었다.

더 베어(The bear), 디즈니 플러스 제공

 아직 이 두 작품을 안 보신 분들에겐 꼭, 무조건, 반드시 보시라고 세 번 강조하여 추천하고 싶다.

굳이  세 번 강조했냐고 묻는다면 문득 야구의 struck out(삼진)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

드라마를 선호지 않는 들도 이 작품을 본다면 밤을 새울 수 있으니, 가급적 주말에 보시는 걸 추천한다.


노동과 분리된 삶은 과연 행복할까?


우린 회사에 출근하자마자 속으로 생각한다.

'아, 퇴근하고 싶다.'

또한 밖에서 보면 평범한 아저씨에 불과한 상사를, 회사에서 상대하면 인생에서 마주친 인간 부류 중 매우 혐오스러운 인간 부류로 분류하기도 한다. 이러한 모습에서 알 수 있듯 대다수의 사람들은 회사라는 공간을, 업무를 마치고 빨리 벗어나고 싶은 공간으로 인식한다.

<세브란스: 단절> 中, Apple TV 제공

<세브란스: 단절>에서 주인공 마크가 다니는 회사인 루먼 사는 이러한 문제를 단박에 해결할 수 있는 시술을 제공한다. 그 시술이란, 회사에서의 기억과 일상생활에서의 기억을 완전히 단절시키는 시술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회사에서의 나는 일상생활에서의 나를 기억하지 못하고, 반대로 일상생활에서의 나도 회사에서의 나를 기억하지 못한다. 언뜻 생각해 보면 멍꿀이다!! 이 회사에 취직한다면 출근하자마자 바로 퇴근하고, 돈까지 받는 기이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이 직장이야말로 우리가 찾던 이상향의 직장이다!'


그런데 혹시 회사 내에서 정말 소중한 인연을 만났다면? 당신은 그 사람을 영원히 기억하지 못한다.


노동도 우리 삶의 일부이다.


루먼사가 제공하는 단절 시술을 받은 사람들은 각자 사정이 있다. 주인공인 마크는 원래 역사 교수였다. 하지만 아내와 사별하고 괴로움에 시달리다 결국 단절시술을 받은 후, 루먼사에 취직했다.

<세브란스: 단절> 中, Apple TV 제공

 회사를 다니는 와중에도, 마크는 여전히 행복해 보이진 않는다. 단절시술을 받아 아내를 잃은 괴로움을 잠시라도 잊어보려 지만 고통은 쉽게 완화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것도 아니었다. 퇴근 이후엔 알코올에 의존하며 '꾸역꾸역' 살아간다.


또한, 마크는 회사에서의 내가 무엇을 하는지 알지 못해 형용할 수 없는 두려움을 느낀다. 만약 단절시술 특허를 보유한 기업이 이 기술을 남용하여 범죄에 활용한다면? 상상만 해도 매우 끔찍하다.


글을 마치며


<세브란스: 단절>은 현대사회에서 노동이 지니는 의미에 대해 성찰할 기회를 제공한다.


"당신은 주말을 위해 주 5일을 희생한다는 마음으로 회사를 다니고 있는가?"

-<부의 추월차선> 中, 엠제이 드마코 저

<부의 추월차선>, 엠제이 드마코 저

또한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노동 담론을 제공하고, 더 나아가 종교에 관한 메시지도 전한다. 종교에 관한 내용은 강력한 스포일러라 이 글에서는 다루지 않으려 한다. 만약 이 작품을 보시지 않았다면 꼭 보시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시즌 2가 2024년에 공개될 예정이니, 몰아서 보실 분은 내년까지 기다리시는 걸 추천한다!

작가의 이전글 #2. 재벌집 막내아들에 이어 카지노까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