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고 짠한 그대에게-05

대박!!!

by 기분좋은 jini

"언니! 파인애플 넣은 된장 소스 어땠어? 맛을 봤으면 피드백을 줘야지~"

"어, 형부가 엄청 맛있다고 하더라"


'헉... 이게 뭔 대답이람. 자기를 위해 만든 거니 내 입맛엔 어떻더라, 해줘야지 거기서 형부가 왜 튀어나온담.'


살짝 삐진 마음으로 형부 생각하지 말고 언니나 잘 챙겨 먹으라고 해놓고 돌아서니 문득 아! 형부도 위암 환자였지... 싶다.


언니가 파킨슨이 의심된다고 종합 정밀 검사를 위해 2박 3일 병원 신세를 지는데,

반드시 보호자가 있어야 된다고 했다.

하필 나는 그날 근무일이라 걱정했는데, 다행히 형부가 보호자로 같이 있는다 해서 안심했다. 그리곤 파킨슨병 확진을 받고 퇴원을 한 후에 들은 말이 기가 막혔다. 투덜투덜 짜증만 내던 형부가 결국 하룻밤도 못 자고 병원 문을 박차고 집으로 가는 바람에 혼자 여기저기 다니며 검사를 받았다는 말에 미음이 얼마나 아리던지 형부에게 몹시 안 좋은 감정이 생긴 상태였다.


자기 가족을 위해 누가 봐도 인정할 만큼 여러모로 희생한 언니를 위해 다른 일도 아니고 하룻밤도 함께 있어주지 못하는 형부가 못 미더웠다.


그런데 그 형부를 먼저 챙기니 이게 뭐지 싶다가도, 그래 그게 우리 집 성향이긴 하다,라는 생각에 미쳤다. 끝까지 자기 몸이야 어찌 됐든 가족을 먼저 챙기는 성품이 어쩌면 저 병원 키웠나 싶기도 했다.

마음을 누르는 짐들을 어디에도 풀어내지 못해, 더께더께 앉은 아픔의 두께가 도파민이 분출되지 못하게 막고 있는 건 아닐까 싶어 안쓰럽고 짠하다.


결국 형부가 맛있다는 소리는 자기도 맛있다,라는 소리인 것이다.

어찌 됐든 큰 병을 달고 있는 두 사람이 맛있다니 대성공이다.


도시락 지참하고 다니는 동료 직원들께도 맛을 보이니 된장 맛 전혀 없이 너무 맛있단다.

판매해도 좋겠다는 소릴해서 재밌게 웃을 수 있는 하루였다.

작가의 이전글아리고 짠한 그대에게-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