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쓰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
1월은 늘 나를 점검하게 만든다. 무엇을 잘할까보다 어떤 사람으로 남을까를 생각한다. 잘 사는 사람보다는, 잘 쓰는 사람, 적어도 쓰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 어쩌면 이런 욕망조차 욕심일 수 있다. 하지만 글을 쓰지 않는 날이 길어질수록, 나는 내가 누구여야 하는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 앞에 서게 된다.
하루를 살았다는 감각보다 하루를 흘려보냈다는 상실이 점점 커지고, 바람처럼 스쳐가는 시간은 나를 무력하게 한다. 그래서 나는 이 감각과 감정의 변화를 글로 남겨, 그 변화를 살피고 싶다. 글은 나를 다듬는 회초리로 사용하고 싶기도 하다. 글을 쓰며 나를 응시하는 시간은, 자꾸 옹졸해지고 좁아지는 시선을 수정해 가는 시간이 된다.
시간을 부리던 시기가 지나면, 시간이 나를 데리고 다니기 시작할 때가 온다. 몸은 예전과 다르고, 만남보다 혼자가 편해진다. 미래에 대한 감각보다 현재의 나를 점검하며,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구분하여, 필요없는 일에 힘을 빼지 않으려는 마음이 생겼다. 이 계산이 늘어날수록 나는 무언가를 조금씩 내려놓게 된다.
지금 내가 잡을 수 있는 일이 글쓰기다. 누구에게 허락을 받을 일도, 관계 속에서 생기는 갈등도 없고 나를 돌아보고 성찰하여 깊어지는 사유를 갖을 수 있는, 글쓰기는 나를 유용하고 의미 있게 만들 것이다.
2. <아버님, 그 분의 마지막 계절>
아버님의 하루는 공백으로 이어지고 있다. 하루는 있었지만 내용은 없는 그런 ‘지나간 시간’이다. 자고 먹고 생존의 시간만 남아 있다. 아버님의 시간은 밖으로 열려 있는 것이 아니라, 안으로 접혀가는 시간이었다.
엉성해지는 시간의 밀도와 접히며 숨어 버리는 기억을 붙잡으려는 노력이 1월에 있었다. 아버님의 남아 있는 기억을 녹음하고 이야기를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