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은 다른 날과 다르게 하늘이 맑았다. 햇살이 커튼 사이로 스며들었고, 새소리가 들려왔다. 파란 하늘이 펼쳐진 평온한 날이었다. 하지만 그 맑은 날과는 다르게, 내 마음은 철렁 내려앉았다. 친할아버지의 부고 소식이 들려왔기 때문이다.
처음에 든 감정은 허탈함이었다. ‘어떻게 사람이 한순간에 사라질 수가 있지?’ 믿을 수 없었다. 얼마 전까지도 멀쩡하셨는데, 이게 정말 사실일까? 거짓말 같고, 비현실적이었다. 하지만 주변을 둘러보니, 현실이었다. 가족들은 눈물을 흘리고 있었고, 영정 사진 앞에서 이별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 나는 장례식장을 빠져나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파란 하늘이었지만, 내 마음은 어두웠다. 숨을 길게 내쉬고 감정을 정리하려는 순간,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나는 비를 피해 건물 안으로 들어갔고, 빗방울이 떨어지는 모습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그날은 봄과 여름 사이, 그 어느 날이었다. 짧은 소나기가 지나간 후에도 내 마음속 이별의 비는 멈추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