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해지고 싶었다, 그래서 무너졌다

by 새벽

나는 감정에 미숙하기에 표현하는 것조차 어려울 때가 많다. 누군가의 가벼운 말에도 쉽게 상처받지만, 그 상처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무시하고 덮어버렸다. 어릴 때부터 그랬다. 상처가 생겨도 잠깐 울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사라진 것 같았고, "나는 상처받지 않아."라는 마음으로 버텼다.


하지만, 내가 이렇게 울보가 될 줄은 몰랐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그동안 사라졌다고 믿었던 상처들이 밤마다 나를 괴롭혔다. 하루의 기분에 따라 감정이 휘청였고, 생각이 꼬리를 물어 새벽이 되어서야 겨우 잠들곤 했다. 사람의 한마디에도 쉽게 무너지는 내가 싫었고, 비슷한 상처를 가진 사람들조차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는 모습이 부러웠다. 동시에 "왜 나는 이런 것 하나 제대로 넘기지 못할까?"라는 자책과 질책이 끝없이 몰아쳤다. 좋을 게 없다는 걸 알면서도 말이다.


세상에는 나보다 더 큰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고, 삶을 포기하고 싶어하는 이들도 수두룩한데, 나는 왜 이러는 걸까? 강해지고 싶어서 일부러 벽을 쳤지만, 결국 인간관계에 문제가 생겼고, 그로 인해 자존감은 더욱 떨어졌다. 가만히 있어도 우울해졌고, 문득 '이게 우울증인가?' 싶을 때도 있었다. 아파 미칠 것 같았고, 이 감정을 누구에게든 털어놓고 싶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사람들이 나를 미워할까 봐, 혹시 내가 오바하는 건 아닐까 싶어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래서 오늘도, 이런저런 감정을 조용히 눌러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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