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운동을 하며 느끼는 것인데, 요즘 생각이 조금 특이한 것 같다.
오랫동안 운동을 해왔고, 웨이트와 필라테스를 통해 몸을 만들었다.
몸을 만든 이후에는 흐트러지지 않게 유지하고 있다.
처음 몸을 만들기 위해서는
엄청난 중량을 다루며 고립 운동을 반복했고,
유산소 운동도 병행해야 했고,
하루 여섯 끼 식사를 하며 단백질 보충도 신경 써야 했으며,
그날그날 수면도 잘 챙겨야 했다.
이 모든 것을 조용한 일상 속에서 몰입한 것 같다.
그 시간 동안은 약간 미쳐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돌이켜 보면 좀 웃기기도 하다.
한 가지 목표를 향해 그렇게 열심히 뚜벅뚜벅 걸었던 자신이,
가끔은 귀엽기까지 하다.
하루에 두 번 운동하는 날도 있었고,
어떤 날은 운동하러 가서 5시간 동안 운동한 적도 있었다.
물론 5시간 내내 움직인 것은 아니고,
무거운 중량을 다룬 뒤 긴 휴식을 가지며,
완전한 고립 운동에 집중했다.
자극이 오지 않으면 이유를 찾기 시작했다.
어떤 날은 단 하나의 운동만 반복하며,
그날은 그냥 그 부위만 조지듯 운동했다.
지금 생각하면 민폐였다는 생각이 든다.
레풀다운에서 내가 원하는 등 부위—상부, 중간, 하부—
그 부위에 정확한 자극을 주기 위해 한 시간 동안 앉아 있었던 일도 있었다.
당시엔 초보자였고, 헬스장 문화도 몰랐고,
그저 거기에 미쳐 있었던 상태였던 것 같다.
한편으론 그 몰입이 순수했기 때문에
어쩌면 나를 여기까지 데려다 준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몇 년을 보냈고, 몸은 결국 원하는 형태로 완성되었다.
과정은 고되고, 중간중간 불안도 있었지만,
그 와중에도 ‘정말 될까?’라는 의심을 반복하며 버텼다.
엉덩이—즉 힙의 크기와 모양까지,
찰흙처럼 빚어 원하는 형태로 완전히 고정시키고 싶었다.
처음엔 근육이 붙는 듯하다가도 휴식기를 가지면 사라지는 느낌이었고,
그런 사이클을 반복하면서도
‘결국 되게 하면 된다’는 믿음 하나로 밀고 나갔다.
그 믿음이 나를 만들었다.
몸뿐 아니라 마음도.
대둔근, 중둔근, 소둔근까지 나눠서,
햄스트링까지 자극을 조절하며,
하나씩 배워가며, 느껴가며,
정교하게 운동했던 시간들이
지금 돌아보면 참 즐거웠던 것 같기도 하다.
어딘가 허둥대면서도 진지하게,
매일을 단단하게 살아냈던 그 시간들이
소중하게 남아 있다.
그 시절에는 하루 최소 2~3시간을 매일 운동하면서도
지금은 그렇게 할 수 없다.
지금은 다관절 중심 근력 운동을 20~30분 정도 하고,
스트레칭이나 필라테스를 30분 정도 하면 딱 맞다.
거기서 조금만 넘어가면 바로 오버트레이닝이다.
몸은 참 신기하다.
그때는 모든 걸 버텨냈는데,
지금은 고립 운동을 많이 하거나,
자극을 조금만 강하게 줘도 안 된다.
너무 오랫동안, 특히 자극 중심의 운동을 해 온 탓에
근육 신경세포가 지나치게 예민해져 있다.
몸 자체, 정확히는 신경계가 민감해져 있어
조금만 자극을 줘도 바로 반응해 버린다.
한 달 정도 운동을 쉬면 회복된다고 하지만,
지금은 운동을 쉬는 것도 어렵다.
운동을 쉬면 컨디션이 달라지고,
그날의 수면 질, 다음 날 아침의 효율,
뇌의 생산성, 기분, 체력—all 다르다.
그래서 지금은 명상처럼, 루틴처럼 운동을 한다.
운동은 이제 습관을 넘어,
마치 작은 의식처럼 자리를 잡았다.
정신의 밸런스를 맞추는 일종의 마법처럼 작동한다.
문득 드는 생각들이 있다.
예전처럼 하고 싶은 만큼,
중량을 쳤던 그 시간이 참 그리운 순간들이 있다.
그 당시에는 그저 어떻게든 몸을 만들고 싶었다.
지금은 운동을 조금만 해도 몸이 그대로 유지되는데,
그 상태에 대해 감사하거나 만족하기보다는
그때의 감각을 다시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이 더 앞선다.
그런 자신이 얄밉진 않다.
사람이라는 게 원래 그런지도 모르겠다.
그때도 열심히였고, 지금도 다르지 않다.
다만, 감정의 결이 조금씩 바뀌었을 뿐이다.
중량을 다룰 때 오는 기분이 있다.
중량이 올라가면서 강도가 높아지면
도파민 스파이크가 중간에 확 올라오는 순간이 있다.
그 느낌이 좋아서 운동을 하게 되기도 한다.
아마 그게 지금까지 운동을 지속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였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기분은 정직하게 노력한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선물이라는 것도 안다.
그래서 지금도, 운동을 계속한다.
운동이라는 존재는
참 아름답고, 감사한 존재다.
운동을 통해 인생을 배울 수 있었고,
운동을 통해 많이 성장할 수 있었으며,
지금 돌아보면 모든 면에서
참 사랑스러운 존재였던 것 같다.
내가 얼마나 애정하는지,
내가 얼마나 이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는지,
시간이 지나도 흐려지지 않는다.
몸을 만들기 위해 시작했지만,
그 과정 속에서 결국
몸보다 더 소중한 것들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