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에는 사랑이 ‘잡는 것’인 줄 알았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향해 달려가
그 마음을 붙잡고, 그 손을 놓지 않기 위해 애써야 한다고 믿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진짜 사랑은 잡는 게 아니라, 흐르게 두는 것이라는 걸.
사랑을 한다는 건,
그 순간 내가 느끼는 감정에 온전히 충실해지는 것이다.
흐릿하게 계산하지 않고,
받을 수 있을지, 거절당할지 따지지 않고,
지금 내 마음을 그대로, 투명하게 내어주는 일이다.
그렇다고 해서,
상대에게 기대거나 무게를 지우는 것이 아니다.
사랑은 “받아줘야 해”라는 의무가 아니라
“이 순간 나는 이만큼 너를 좋아해,
그리고 너와 함께하는 순간 나는 이 감정을 느껴.
그 감정에, 그 순간을 진심으로 표현하고 있어”라는 고백이다.
그러니 내 사랑에는 항상 여백이 있다.
당신이 감당할 수 없다면, 떠나도 괜찮다는 여백.
내가 감정을 표현하는 이유는
그 감정이 진짜이기 때문이지,
무언가를 원하기 때문이 아니다.
사랑을 표현하는 데 이유는 필요 없다.
충분히 아름답고, 충실한 감정은
그 자체로 이미 다 말하고 있으니까.
그런 사랑은 누군가를 휘감지 않는다.
대신 조용히 스며든다.
시간이 흘러도 지워지지 않는 미소 한 번,
말 없이 전해진 진심 하나가
그의 마음을 영원히 기억되는 순간으로 바꿔놓기도 하니까.
사랑은 머무르기 위해 애쓰는 것이 아니라,
머물고 싶은 사람을 만나게 되는 일이다.
그리고 그 모든 순간에
내가 진심이었다면
그 사랑은 더 이상
받아야 할 것도, 잃을 것도 없는 사랑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