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마치 거대한 미궁이다.
그 미궁은 외부를 향해 열려 있는 듯하지만, 사실은 안으로, 더 깊이 안으로 스며들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 안에서 끊임없이 방향을 바꾸며, ‘나’라는 중심으로 돌아가는 길을 찾는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여정이 아니라,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는 내면의 실핏줄을 따라가는 고요한 항해다.
잠들기 좋은 시간, 깨어나기 가장 자연스러운 순간.
몸이 기뻐하는 음식의 온도, 마음이 쉬는 장소의 공기.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그 작은 단서들을 수집한다.
그 모든 것은 질문이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이 삶에서 어떻게 존재하고 싶은가?”
이 여정에는 확신이 없다.
오직 감각과 기미, 직관과 기억, 때로는 고통과 외로움이 남긴 흔적들이 나를 이끈다.
나는 그 불확실한 빛들을 따라 걷는다.
보여지는 성공이 아니라, 아무도 보지 않아도 나 스스로 느끼는 평온함을 향해.
누군가가 정해준 삶의 좌표가 아닌, 내 호흡과 맥박으로 그려진 나만의 등고선.
행복이란 감정이 아니다.
그것은 이름 붙이기 어려운 고요한 상태.
설명할 수 없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내부의 풍경.
그곳은 기쁨도 슬픔도 흘러가고 난 뒤, 아무것도 남지 않은 자리에 머무는 정적과 같다.
그 침묵 속에서 나의 진실을 발견한다.
삶에서의 선택은 결국 사소하다.
어떤 길을 택하느냐보다, 그 길 위에서 내가 어떻게 머무는가가 더 중요하다.
순간의 쾌락은 폭죽처럼 터지고 사라진다.
그러나 그 일이 끝난 후에도 내 안에 남아 있는 잔잔한 울림,
그 지속되는 평온함이야말로 삶의 깊이를 말해준다.
인연을 만나는 것도 그러하다.
그 사람과 함께 있을 때의 감정보다,
그 사람과 떨어져 있는 동안의 내 마음이 더 진실하다.
그가 나를 흔드는가, 아니면 나를 조용히 지지하는가.
그와 함께하지 않을 때에도 내가 평온한가.
감정은 바람이다.
햇살, 바람, 구름, 소음, 습기…
수많은 요소들에 흔들리는 그 무정형의 흐름을 너무 자주 믿는다.
그러나 나는 감정보다 구조를 본다.
그 사람의 구조, 나의 구조.
구조는 언어 이전의 언어다.
보이지 않지만 모든 것을 지탱하는 투명한 뼈대.
그것은 붕괴되지 않는 패턴이며, 반복 속에서도 일관된 리듬을 가진 윤리다.
나는 그 구조를 읽을 줄 아는 눈을 원한다.
그리고 그 구조를 내 안에서 먼저 짤 수 있는 힘을 기른다.
나를 짓는 일, 나를 설계하는 일, 나의 뼈대를 세우는 일.
그것은 건축이 아니라, 존재의 문학이다.
삶은 복잡해 보이지만, 단단한 구조 위에 세워질 때 단순해진다.
내가 나를 알아갈수록, 미래는 흐릿해지지 않고 선명해진다.
아직 오지 않은 시간마저, 마치 기억처럼 다정하게 느껴진다.
그것이 나의 길이라고 믿는다.
누구에게도 설명할 수 없는, 그러나 확고히 내 안에서만 울리는 길.
그 길은 언젠가 도달하는 목적지가 아니라,
걸음 그 자체가 의미가 되는 도(道)의 길이다.
삶은 한 점에서 끝나지 않는다.
죽음까지도 그 여정의 일부이며,
그 마지막 호흡조차도 나를 완성하는 한 문장일 것이다.
그러니 오늘도 걷는다.
침묵 위를, 감정의 그늘을, 고요한 확신의 결을 따라,
아무도 없는 미지의 방향으로, 그러나 누구보다 정확히 나를 향하여.
환영해, 2026년.
선물 같은 시간을 안겨줘서 고마워.
올해도 나를 알아가는 따뜻한 여정이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