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사랑은 언제나 질문을 초월한다.
왜 사랑하느냐는 물음 앞에서 망설임 없이 대답할 수 있다면, 그 사랑은 어쩌면 아직 온전하지 않은 것일지도 모른다.
사랑은 논리로 성립하지 않는다.
사랑의 이유를 설명하는 순간, 그 이유는 조건이 되고, 그 조건은 곧 사라질 수 있는 무언가가 된다.
사람은 그 조건을 사랑하는 것이지, 그 존재 자체를 사랑하는 것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진정한 사랑은 어떤 조건도 갖지 않는다.
그 사람을 사랑하기 때문에 이유를 찾는 것이지, 이유가 있어서 그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이유는 사랑의 뿌리가 될 수 없고, 선택은 사랑의 출발이 아니다.
사랑은 선택이 아니라, 하나의 필연이다.
어떤 가능성들 사이에서 가장 나은 것을 택한 결과가 아니라, 도무지 다른 가능성을 상상할 수 없는 상태.
그 사람이 아니면 안 되는, 불가역적 감정.
사랑은 인간이 가진 가장 위대한 감정이다.
그 어떤 힘보다 강하고, 그 어떤 기술보다 섬세하며, 그 어떤 이론보다 자유롭다.
자기 자신을 통제할 줄 아는 사람조차도, 사랑 앞에서는 무력해진다.
진짜 사랑은 기술로 조종되지 않는다.
오히려 지나친 기술은 사랑을 어긋나게 하고, 그 오해조차 사랑의 심장에 닿아버리는 순간이 있다.
사랑 앞에서 인간은 결국 항복할 수밖에 없다.
그 감정은 조절하거나 해석하려는 모든 시도를 넘어선다.
그 사람을 사랑하기 위해 무언가를 하려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기 때문에 이미 그렇게 되어버린다.
그 존재는 더 이상 대상이 아니라, 나의 일부가 된다.
사랑이 행동으로 드러나기 이전에, 사랑은 이미 ‘존재’가 된다.
그래서 진정한 사랑은 끝내 말로 설명되지 않는다.
그 사랑은 논리와 의미의 바깥에서, 존재 그 자체로 증명된다.
그 사람이 있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이 있기 때문에 그 사람이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