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스스로 만족하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감정이다. 충족됨이 아닌 '만족' 그 자체를 선택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는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선택은 생각만큼 간단하지 않다. 행복이라는 감정은 어쩌면 육체가 말해주는 신호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침 햇살 속에서, 깊은 잠에서 깨어난 순간—몸이 가벼워지고, 마음이 따뜻해지고,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용기와 설렘이 온몸을 채우는 그런 찰나. 마치 모든 일을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에너지. 그것은 단순한 힘이 아니라, 인간 존재를 움직이게 하는 어떤 근원 같은 것이다. 그 순간이야말로 삶의 진짜 동력 아닐까.
하지만 요즘의 나는 뇌와 몸을 모두 혹사시키며 점점 낮아지는 에너지 레벨을 느낀다. 쉬고자 해도 머리는 멈추지 않는다. 어딘가 한없이 달려가고 있는 중이라는 기분. 그러다 문득, 인간이란 참 중간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가속이 붙으면 멈추고 싶어도 멈출 수 없고, 정지한 상태에서는 아무리 의지를 내보아도 한 발짝 내딛기가 너무나 어렵다. 어떤 사람에게는 '운동을 쉬는 것'이 어려운 일이고, 또 어떤 사람에게는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고된 일이다. 왜 우리는 그렇게 '적당함'이라는 상태를 붙잡기 힘들어하는 걸까?
중간이라는 것이 존재하긴 할까? 그 중용, 그 조화, 그 완벽한 균형이라는 것. 어쩌면 완벽함을 추구하는 순간, 우리는 만족을 놓치게 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지금,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그냥 만족하자. 지금 가지고 있는 것에."
아이러니하게도 지금 내 머리는 너무나도 많은 아이디어로 충만하다. 그런데 정작 몸은 따라주지 않는다. 그래서 쉬어야지, 하고 다짐하지만 머리는 또 다른 고리를 잡고 끊임없이 돌아간다. 과거에는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아 애타게 그 한 줄의 영감을 찾아 헤맸던 시간들이 있었다. 그땐 왜 이리도 비워져 있는가, 하고 애가 탔었다. 그런데 지금은 반대다.
이 모든 걸 생각해보면, 인간은 언제나 '결핍의 반대'를 갈망하는 존재 같다.
머리가 비면 충만을 원하고, 몸이 무거우면 가벼움을 꿈꾸며, 멈추고 싶을 때는 달려가고, 달리고 싶을 때는 멈춰 있다.
도대체 인간은 어떻게 만들어진 걸까. 그건, 어쩌면... 답을 내리려 할수록 더 미궁 속으로 빠지는 질문이다.
그러니 때로는 생각을 멈추고, 인생의 많은 질문들을 굳이 답하려 하지 말자. 깊이 생각할 시간도 필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그 모든 걸 단순하게, 가볍게 흘려보낼 줄 아는 용기 아닐까?
어떻게든,
언제나,
결국엔—
되게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