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으로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사람들—
그들은 오히려 말수가 적다.
아는 것이 많기에, 쉽게 말하지 않는다.
깊이 있는 생각일수록 섣불리 드러내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말은 늘 진실을 가리거나, 왜곡할 수 있는 위험을 품고 있다.
그래서 지적으로 충만한 사람은 말을 절제하고, 침묵을 선택한다.
그 침묵은 두려움이 아니라, 오히려 용기다.
‘알고 있다’는 내적 확신이 없으면
그 고요함을 견디기 어렵기 때문이다.
나는 그런 사람들 앞에서 자주 생각에 잠긴다.
나도 정말 침묵하고 있었던 걸까?
내가 말하던 그 순간들 속에
진심이 있었을까, 아니면 나도 모르게
‘내가 안다’는 것을 누군가에게 증명하고 싶었던 걸까.
지적인 환희에 들떠 무의식적으로
과시라는 옷을 입은 언어를 뿌리고 있던 건 아닐까.
지적 허영은 은근하고 교묘하다.
그것은 ‘나는 많이 알고 있어요’라는 말을 직접 하지 않으면서도
주변이 그렇게 인식하길 바라는 미묘한 기대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 욕망은 나를 점점 더 수다스럽게 만든다.
침묵보다는 설명하려 하고,
깊이보다는 설득하려 한다.
하지만 진정으로 지혜로운 사람은 설명하지 않는다.
굳이 납득시키려 들지 않는다.
그저 조용히, 그러나 분명히 자신의 자리에서 빛을 낸다.
그 빛은 말이 아니라 태도와 존재 자체에서 스며나온다.
그들에게 침묵은 방어가 아닌, 주체적인 선택이다.
그리고 나는, 그런 침묵의 품격을 부러워한다.
지금 나는 다시 내 말들을 되짚는다.
내가 했던 말, 하지 말았어야 할 말들.
내가 침묵했어야 했던 그 순간들을.
어쩌면 지금 이 성찰의 시간조차—
말이 아니라 침묵으로 더 깊어질 수 있었을 텐데.
https://medium.com/@irenekim1b/is-this-word-truly-better-than-silence-57f603a179e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