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때로 진실을 가장 세련되게 감춘다.

by Ire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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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오랫동안 타인을 이해하기 위해 질문을 던져왔다. "어디서 왔는가?", "무엇을 하는가?",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가?" 이 질문들은 때로 친밀함의 다리였고, 때로는 판단의 칼날이었다. 그러나 질문이 진실을 이끌어낸다는 믿음은 과연 얼마나 정당한 것일까?


대답은 언제나 준비되어 있다. 인간은 스스로를 설명하기 위해 이미 수많은 이야기와 언어를 내면에 저장해두었다. 하지만 그 대답은 과연 진실일까, 아니면 스스로 믿고 싶은 이야기의 반복일까? 우리는 질문을 통해 타인을 '이해했다'고 착각하지만, 사실 그 순간에도 진실은 침묵 속에 머물러 있다.


진실은 말 속에 있지 않다. 그 사람의 존재, 말의 공백, 눈빛의 고요, 리듬의 미묘함 속에 있다.


우리는 질문을 멈추는 순간에야 비로소 그 사람의 ‘존재 전체’를 느낄 수 있다. 어떤 설명보다 더 깊게, 어떤 대답보다 더 정확하게. 그가 어떻게 앉아 있는지, 어떻게 호흡하는지, 침묵 속에서 무엇을 두려워하지 않는지를 보았을 때, 그의 본질은 말을 거치지 않고 드러난다.


말은 때로 진실을 가장 세련되게 감춘다. 반면, 말하지 않는 순간은 본질이 스스로 드러나는 통로가 된다. 진짜 신뢰는 질문 없이도 건널 수 있는 다리 위에 있고, 진짜 이해는 설명 없이도 도달할 수 있는 공간에 있다.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은 그를 '설명할 수 있는 상태'에 두는 것이 아니라, 그의 설명 없이도 그의 존재를 감지하는 것에 가깝다.


질문은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질문은 본질의 방향으로 조용히 소멸되어야 한다. 우리가 정말로 알고 싶은 것은, 그 사람의 나이나 직업, 배경이 아니라, 그가 어떤 정적 속에서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인가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묻지 않는다. 그리고 고요히 바라본다. 설명하지 않는 그 사람을, 그 설명 없이도 빛나는 본질을.


https://medium.com/@irenekim1b/the-truth-beyond-questions-531ce2e24b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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