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성공이란 무엇일까, 행복이란 무엇일까'를 깊이 고민해왔다.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성공은 더 높은 자리, 더 많은 수익, 더 큰 영향력을 기준으로 삼는다. 나 역시 한때는 그렇게 믿었다. 하고 싶은 것이 많았고, 이뤄야 할 목표들이 줄줄이 이어져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문장을 마주쳤다.
"하고 싶은 것보다, 하고 싶지 않은 것을 안 할 수 있는 자유가 더 중요하다."
처음엔 그게 무슨 말인가 싶었다. 하고 싶은 걸 하는 게 자유 아닌가?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삶을 겪을수록, 이 문장은 점점 더 무겁게 가슴에 내려앉았다. 그리고 마침내 확신하게 되었다. 진짜 중요한 건 무엇을 하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하지 않을 수 있는가였다.
나는 어느새 '하고 싶은 것'을 좇느라, 정작 '하고 싶지 않은 일들'에 내 시간을 쓰고 있었다. 어쩌면 하고 싶다는 감정조차 타인의 시선과 사회의 기준 속에서 만들어진 환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들이 돈을 벌면 나도 따라 하고 싶고, 저 사람이 멋져 보이면 그를 닮고 싶었다. 그건 내 욕망인 줄 알았지만, 사실은 비교와 자극에 휘둘리는 마음의 반응이었다. 그런 삶은 피곤했고, 애썼고, 결국 남는 건 지침과 공허함뿐이었다.
그러다 처음으로 내게 진짜 중요한 질문을 던졌다.
'이건 정말 내가 원하는 일일까? 아니, 이건 내가 원하지 않는 일이 아닐까?'
그렇게 하나씩 정리해 나갔다. 억지로 했던 관계, 마음이 없는 자리, 나를 소진시키는 프로젝트들. 그 모든 것들은 나를 점점 멀리 데려가고 있었다. 반면, 하고 싶지 않은 것을 분명히 선 그어 거절한 선택들은 단 한 번도 후회로 돌아오지 않았다. 오히려 그런 결정 뒤에는 늘 단단한 평온이 따라왔다. 어쩌면 내가 삶에서 진짜로 후회하는 건, 원해서 한 일의 실패가 아니라, 싫었는데도 억지로 했던 일로부터 오는 수치심과 분노, 그리고 깊은 자책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이제, 무엇을 하고 싶냐보다, 무엇을 하지 않겠느냐를 기준으로 살아가기로 했다. 그 선택은 느릴 수도 있다. 손해를 보는 듯 보일 수도 있다. 어떤 이들은 그렇게 살면 기회를 잃는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안다. 그 방식이야말로 나를 지치지 않게, 흐리지 않게, 후회하지 않게 만들어준다는 것을.
욕망을 기준으로 삶을 설계하면 나는 끊임없이 증명하고 비교하고 과시하게 된다. 더 가져야 하고, 더 이뤄야 하고, 더 나아 보여야만 하는 무한한 싸움에 휘말리게 된다. 하지만 "이건 하지 않겠다"는 기준을 세우면 오히려 마음이 단단해진다. 무엇이 진짜 나의 선택인지 더 선명해지고, 사람들의 평가에 덜 휘둘리고, 그 어떤 외부 기준보다 내면의 감각을 신뢰하는 삶이 가능해진다.
그런 삶은 아주 조용하고 절제되어 보이지만, 그 안에는 놀라운 자기주도성이 숨어 있다. 말수는 적지만 생각은 깊고, 행동은 느리지만 기준은 분명하며, 과시하지 않지만 존재만으로 주변 사람들의 자세를 고치게 만든다. 그게 바로 '존재가 말하는 힘'이라는 것을, 나는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진짜 자유는 모든 걸 할 수 있는 능력이 아니라, 하지 않아도 되는 힘이다. 내가 원치 않는 일을 단호하게 거절할 수 있을 때, 나는 비로소 내 삶의 주인이 된다. 그리고 성공은 타인에게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를 납득시키는 일이다. 그것은 비교로부터의 해방이고, 행복은 그 해방감 속에서 아주 조용히 피어오른다.
나는 그렇게 살아가고 싶다.
하고 싶은 것보다, 하고 싶지 않은 것을 하지 않을 수 있는 삶.
그 경계를 지키는 삶.
욕망보다 경계를 기준으로 삼고,
속도보다 방향을 선택하고,
외부의 갈망보다 내면의 질서를 지키는 삶.
그 안에서 진짜 나를 잃지 않고, 끝내 나로서 살아갈 수 있기를.
나는 오늘도 아주 조용하게, 그러나 분명하게
"하지 않을 자유"를 선택하는 삶을 살고 있다.
https://medium.com/@irenekim1b/the-freedom-not-to-do-ff7bfdc98ad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