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해법은 어쩌면 ‘꾸준함’이라는 이름의 조용한 힘인지도 모른다. 꾸준함은 마치 안개 속 미래의 불확실함을 천천히 걷어내며, 그 속에 감춰진 안정감을 드러내는 은밀한 마법과 같다. 그것은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믿고 향하는 것이다.
나는 '꾸준함'을 격렬한 의지로 오해했다. 이를테면, 2주 동안 새벽 4시에 일어나 두 시간씩 운동하는 사람. 하지만 진짜 꾸준함은 그 반대편에 있다. 6개월, 혹은 1년 동안 매일 1시간씩 몸을 움직이는 그 조용한 사람. 삶은 결국 얼마나 길고도 깊게, 지속적으로 어떤 일을 품고 나아가느냐의 문제이다.
그러나 이 ‘꾸준함’이라는 배는 매일같이 파도에 흔들린다. 그 파도는 그날의 감정일 수도 있고, 예고 없이 찾아오는 예기치 못한 사건일 수도 있으며, 때로는 설명할 수 없는 공허함일 수도 있다. 그렇게 나는 생각한다. “나는 정말 열심히 해보려고 했는데… 왜 이런 일이 생기지?”
“방해받았으니 어쩔 수 없어.”
“나는 잘하려 했지만, 세상이 날 막았어.”
하지만 진짜 꾸준함은 그 순간 이렇게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세 글자가 전부다. 매일 책을 읽기로 결심했지만, 그날따라 몸이 무겁고 머리가 흐리다. 일정은 빽빽하고, 생각지도 못한 일이 생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 한 페이지라도 넘긴다.
매일 운동하기로 다짐했지만, 피곤하고, 귀찮고, 핑계가 줄줄이 몰려온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10분이라도 몸을 움직인다.
누군가를 신뢰하기로 마음먹었지만, 의심스러운 일이 또 생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마음을 내어준다.
사랑하기로 결심한 사람에게, 사랑하지 않아도 될 이유가 백 가지쯤 생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은 그 문장을 얼마나 자주, 얼마나 진실하게 말할 수 있느냐의 싸움일지도 모른다. 나는 그렇게 매일 나 자신과 싸운다. 다짐하고, 다독이고, 다시 나아간다. 때로는 발이 휘청거리고, 마음이 무너질 듯 휘몰아치지만, 어느 날 문득 깨닫는다.
“어, 언제 이렇게 실력이 늘었지?.”
그 조용한 날들이 나도 모르게 내 안의 무언가를 바꿔놓은 것이다. 몸이 유연해졌고, 마음은 조금 덜 흔들리고, 어느샌가 말할때 문장이 자연스럽게 나왔고, 어색하던 말이 부드럽게 흐르고, 감정은 더 단단히 다스려지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는 알게 되었다. 내가 진짜 얻은 것은 실력이나 결과가 아니라, 어떤 상황 속에서도 감정적으로 다시 안정된 상태로 돌아올 수 있는 힘, 바로 그것이었다.
꾸준함은 결국 선물이다. 단, 그 선물은 매일같이 스스로를 배신하지 않고,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수없이 반복하며 나아갈 때 비로소 도착하는 것이다.
앞으로도 수많은 날들이 나를 흔들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알 수 있다. 과거의 내가 포기하지 않았기에, 앞으로의 나도 해낼 것이라는 것. 그래서 이제는 무슨 일이 일어나도 두렵지 않다.
아마 이것이, 내가 지금까지의 경험을 통해 얻게 된 가장 단단하고 깊은 지혜일 것이다.
https://medium.com/@irenekim1b/nevertheless-the-quiet-power-of-consistency-1c5b638366b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