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만나는 사람이었다.

by Ire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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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어떤 말들은 시간이 지나며 서서히 그 진가를 드러낸다.

“좋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면, 먼저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한다.”

“유유상종.”

“당신 주변의 가장 가까운 세 사람의 평균이 곧 당신이다.”


이 문장들은 한때는 그럴듯한 말장난처럼 들리기도 했다. 그러나 인생의 결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그것들은 더 이상 격언이 아닌 하나의 ‘구조’로 작동하기 시작했다.


삶은 본질적으로 정직하다. 내가 나를 어떻게 다듬고 성장시키는가에 따라, 삶은 그에 응답하는 사람들을 보내준다. 마치 거울처럼, 마치 그림자처럼.


내가 목소리를 고치고, 말의 속도를 낮추고, 걷는 자세를 교정하며 내면의 질서를 세우기 시작했을 때, 그 변화를 반영하지 않는 사람들과 마주하는 일이 이상할 정도로 낯설게 느껴졌다. 그들의 성급한 언어, 무른 태도, 가벼운 시선은 내 안의 새로워진 질감과 어긋났다.


그리고 문득 알게 되었다. 내가 변한 만큼, 내 세계도 변하고 있었다. 나의 걸음이 고요해질수록, 내 곁의 사람들도 그렇게 고요해졌고, 나의 언어가 단단해질수록, 내 곁엔 진실한 말들만이 남았다.


사람은 우연히 만나는 것 같지만, 사실은 ‘공명’으로 만나게 된다. 내가 만든 울림의 주파수에 반응하는 이들만이 내 곁에 머문다. 결국, 내가 나를 어떻게 조율하느냐가 내 인복을 결정한다.


정직하게 살기로 한 것은, 단순한 윤리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것은 나의 세계를 바꾸는 일이고, 나의 사람들을 바꾸는 일이었다. 사소한 거짓 하나에도 민감해지는 순간, 나는 이미 다른 세계에 들어와 있었다. 그 작은 진실의 조각들이 모여 나의 경계를 이루었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이런 사실을 부정할 수 없게 되었다. 인생은 내가 누구인가에 따라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나는 어떤 세계를 살아가고 싶은가? 어떤 사랑을 하고 싶은가? 그 모든 질문은 결국 나 자신에게 되돌아온다.


그렇기에 나는 나를 계속 훈련시키고 싶다. 정제하고, 벼리고, 다듬고, 또 다듬어서, 내가 만나고 싶은 삶의 모양을 먼저 나로부터 시작하고 싶다.


왜냐하면, 내가 나를 아름답게 만들어갈수록, 인생도 그에 어울리는 사람들을 보내주었기 때문이다.


삶은 정직하고, 인연은 정교하며, 사랑은 나의 반영이다.


나의 거울은 누구였을까.


나에게 묻는다.

내가 사랑했던 사람은 어떤 얼굴을 하고 있었을까?

그 사람의 말투는, 세계관은, 고통을 대하는 태도는 어땠을까?

그 사람의 품에서 나는 무엇을 사랑했고, 무엇을 외면했을까?


그 모든 것이 그때의 나였다는 것을 시간이 지나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 내가 마주하고 있는 사람들—그들도 결국 내가 조각해낸 세계다.


그러니 지금의 나를 알고 싶다면,

내가 가장 가까이 두고 있는 사람을 조용히 바라보아야 한다.


내가 그 사람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내가 그 사람이기 때문이다.



https://medium.com/@irenekim1b/i-was-the-person-i-met-0996edae247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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