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흐르는 강물처럼, 무심하게, 무위로 걸어보자.

by Ire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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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마음에 잔잔한 파동이 일었다. 어제 느꼈던 그 묘한 기쁨, 설렘, 환희의 여운이 아직 남아 있었다. 그것은 분명 아름다웠다. 그러나 동시에, 그 아름다움을 붙잡고 싶다는 미세한 갈망도 함께 일어났다.


요즘 무심(無心)과 무위(無爲), 그리고 더 깊은 무아(無我)의 상태로 나아가기 위한 내적 훈련을 하고 있다. 이 길 위에서 가장 어렵고도 미묘한 지점은, 바로 '기쁨'과 같은 긍정적인 감정조차 흘려보내는 것이다.


감정은 본래 찰나적이다. 그것이 아무리 좋은 감정이라 해도, 머무르게 하고 싶다는 욕망이 개입되는 순간, 그 감정은 기쁨이 아니라 집착이 된다.


감정의 성질은 붙잡으면 증폭되고, 증폭되면 번뇌로 변한다. 좋은 감정도 쥐는 순간, 그다음에는 상실에 대한 불안이 따라붙고 "혹시 사라지면 어쩌지?"라는 마음이 번뇌의 씨앗이 된다.


오늘 그것을 더 깊이 체험했다. 기쁨은 마치 고요한 물 위에 반짝이는 빛과 같다. 빛은 그 자체로 아름답지만, 붙잡으려 손을 뻗는 순간, 물결이 일고 빛은 깨진다. 그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어쩌면 또다시 기대라는 이름의 손을 뻗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오늘은 다짐했다.

“기쁨이 떠오르거든, 그냥 바라보자.

향기처럼 스치도록 두자.

그 순간이 아름답다면, 그대로 흘러가게 허락하자.”


훈련이라 부르지 않기로 했다. 훈련이라는 단어 속엔 '해야 한다'는 긴장이 숨어 있다. 대신 오늘 실험하듯 살아보기로 했다.


“오늘 이 공간에서, 이 하루에서, 나는 무위로 흘러 가보자?”


'해야지'가 아니라 '지켜보자'는 마음으로,

'이루자'가 아니라 '놔두자'는 태도로.


그리고 그렇게 흘려보낸 감정들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내 무의식 속에 조용한 빛으로 남는다. 내가 붙잡지 않았기 때문에, 더 깊이 스며든다. 내가 머무르지 않았기 때문에, 더 오랫동안 잔향을 남긴다.


무심은 감정을 없애는 길이 아니다. 오히려 감정을 가장 깊고도 투명하게 받아들이는 방식이다. 그 안엔 억지로 밀어내지도, 과하게 붙잡지도 않는 자연스러운 중심이 있다. 그 중심으로 더 가까이 걸어갔다. 기쁨은 여전히 내 안에 있었지만, 나는 그 기쁨에 흔들리지 않았다.


그저, 고요히 바라보며 웃었다. 그리고 툭—, 흘려보냈다.


오늘 하루도, 그냥 조용히 흐르는 강물처럼, 무심하게, 무위로 걸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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