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니어의 서평] <집중력 천재 잠자는 뇌를 깨워라>

개러스 무어 지음, 미디어숲 출판 / 윤동준 옮김

by 채유

독특하네. 이 책에 대한 첫인상은 그랬다. 생각 정리/창의적 사고/뇌의 잠재성 등에 대한 책들을 읽어보았기에 막연히 책 제목만 읽고 집중력에 관한 책이겠거니 싶었다. 글로 여러 가지 조언과 방법을 서술한. 웬걸, 첫 장에서 눈길을 잡아챈 것은 퍼즐이었다. 그제야 책을 주르륵 넘겨가며 훑어보니, 점/선/도형/그림/숫자/알파벳/단어 등 큼직하게 자리를 차지하는 다양한 종류의 문제가 눈에 띄었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스도쿠/미로/점 잇기 등도 있고, IQ 테스트에서 나올 법한 수식이나 도형의 규칙을 찾아서 빈칸을 예측하기, 난센스에 가까운 알파벳이나 한글 단어 문제 등도 있었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 실용서(practical book)였다.


표지를 제외하고 내지는 청록색/검은색/흰색으로 이루어져 있어 수학의 정석이나, 구몬 수학 학습지가 연상됐다. 재미나 자발적인 의도로 봤을 때 이 책이 훨씬 흥미롭지만. 내지의 포인트 색상이 청록색인 이유는, 초록 계열 색이 눈에 편하기 때문일까? 학생 때 쓰던 특정 브랜드의 공책 앞면에 뿌옇게 차지하고 있던 색칠된 네모와 그 아래 작은 글씨로 기재된 문구가 떠올랐다. 이 책의 앞뒤 책 표지가 주황/검정/흰색으로 이루어진 다소 강한 색깔의 디자인이라, 상대적으로 내지의 청록색이 어울리는 듯 아닌 듯 묘한 감각이 들었다.


책의 구성은 단순하고 직관적이다. 집중력 훈련을 위해 선정된 주제를 40일어치의 목차에 담았다. 그리고 각 일자 당 주제에 대해 서론/흥미 유도/포인트 세 문장/집중력 강화 훈련(문제), 필요시 앞에서 다루지 않은 심도 깊은 지식을 기술하여 총 4페이지씩 반복되는 깔끔한 레이아웃으로 한 권을 구성했다. 문제를 잔뜩 실어놓았지만 IQ 테스트 훈련서 같이 무료한 느낌이 들지 않는 이유는 이론(도전/집중/우선순위/시작/휴식/명상/경험/습관/기억력/판단 등)에 관한 지식적인 부분도 모자람 없이 보충해주기 때문인 것 같다. 오늘 주제에서 이 예제를 다루는 이유와 필요는 이것이야,라고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주제에 대해 꿀팁도 적어봤는데 한 번 보렴, 하고 안내한다.


또한, 저자가 다수의 두뇌 게임 및 퍼즐 관련 책을 저술하고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인지 다양한 종류의 문제를 풀어볼 수 있다. 끌리는 문제 유형이 있다면 검색해서 더 접할 수도 있으니, 두뇌 퍼즐 체험판으로도 손색없을 것 같다. 한글로 실린 문제들은 옮긴 이도 머리를 꽤 썼을 것 같아서 조금 웃었다. 저자의 말에서도 언급되지만, 꼭 목차 순서를 지키지 않아도 좋다. 나는 심심할 때 스도쿠/2048/틀린그림찾기/피크로스/지뢰찾기 등을 하곤 하는데, 이런 익숙한 게임을 담은 날짜를 먼저 채웠더니 완독이 더 용이했기 때문이다. 사실 집중력과 크게 관계있어 보이지 않는 일반적인 뇌의 기능들(스트레스/실패와 성공/결정/인간관계/편견/마케팅 전략 등)도 포함해서 다루고 있으므로 얕은 심리학 서적 느낌도 있다. 전체적으로 주제가 어렵지 않기 때문에 당연하고 뻔한 내용일 수도 있지만, 지혜롭고 현명하게 사는데 분명 필요한 점들을 짚어놨다.


요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간이 늘어났는데, 책을 들고 다니며 소소하게 하루치씩 읽기에도 괜찮고, 잠깐의 시간 동안 몰입해서 문제를 풀고 답을 맞히며 성취감을 얻는 것도 좋았다. 예전에 인적성 검사를 어떻게 풀었는지… 머리가 굳어가는 느낌을 받은 지 오래인데 윤활유를 칠할 수 있는 책을 만나서 반가웠다.


한줄평: 심심한 사람들에게 색다른 리프레쉬가 되어줄 흥미로운 문제와 지식이 실린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