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니어의 서평] <나는 나를 바꾸기로 했다>를 읽고

우즈훙 지음, 리드리드출판 출판 / 이에스더 옮김

by 채유

살다 보면 누구나, 죽음 앞에서 인생이 주마등처럼 흐르는 드라마틱한 상황이 아니더라도, 자기 자신의 과거를 반추해보곤 한다. 냉정하게 이성을 동원하여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분석의 시간이 되기도 하고, 감성 넘치는 새벽의 시간, 회한에 젖어보기도 한다. 사실 나의 경우에는 그러한 생각에 머물러 있는 일이 다른 사람보다는 드문축에 속하지 않을까 싶다. 1) 과거를 되새겨도 돌이킬 수 없으며, 2) 또 다른 곱씹을만한 과거로 만들지 않기 위해 차라리 현재와 미래를 더 충실히 사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고, 3) 때때로 만나는 선택의 갈림길에서 최적의 판단을 했다고 믿기에, 차선책에 미련을 두지 않기 때문이다.


…라고 임해왔던 삶의 자세와는 달리, 요즘은 사실 망연한 기분이 들 때면 모락모락 떠오른 한 문장이 머릿속 한 구석에서 흐릿하게 머물곤 한다. '어디서부터 문제였던 걸까.' 일단 이 문장은 현재의 나, 그리고 나를 둘러싼 상황의 불만족에 기반한다. 그런데 사실상 '문제'로 규정할 만큼 무언가 특정하게 나쁘지도 않다. 오히려 '평범'한 삶에 가깝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과거에 설정했던 나의 인생 노선에서 점점 이탈하고 있는 그 느낌과 환경이, 현재의 나를 풀고 해결해야 할 문제에 가깝게 인식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최근 나는 무언가 변화를 갈망하고 있다.


그리고 만난 책 <나는 나를 바꾸기로 했다>는 내면의 변화와 성장에 대한 욕구에 오아시스의 물 한 바가지를 끼얹어 해갈하는 느낌이었다. 이 책은 자기주체적인 삶을 사는데 도움이 되는 다양한 방면의 심리적인 조언을 담고 있다. 200쪽도 되지 않아 첫인상은 얇다고 느껴졌는데, 그 안에 백전노장의 경험을 눌러 담은 문장들은 백과사전보다 두터웠다. 그래서 지금 나에게 비춰보며 읽느라 생각보다 시간이 걸렸다. 작가가 노하우를 책에 담아놓은 것과 별개로 나의 답은 자기 자신이 심사숙고하고 경험하며 직접 깨달아야 한다. 삶의 태도에 있어서 자기 자신이 정말 무엇을 원하는지는, 본인이 아니고서야 찾을 길이 요원하다. 물론 답이 없을 수도 있다. 사실 책의 반 정도는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고 심지어 '나의 삶'을 살기 위한 초석으로 삼고 있는 마음가짐이기도 했다. 하지만 근래 들어 잊고 살았다는 자각을 하며 자기 분석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나는 내적 동기를 중요하게 여기고, 자기애도 넘친다. 호불호를 파악하고 있으므로 선택이 두렵지도 않다. 그래서 꽤 확신을 가지고 사고의 결과를 언행으로 표현한다. 하지만 방어기제가 높은 편이고, 완벽주의로 인해 혼자만의 사투를 벌이느라 긴장 상태에 놓이곤 한다. 내 몸이 물리적으로 이곳저곳 쑤시고, 만성 장염도 앓고 있는 이유는 외부로 표출되지 않는 스트레스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전반적으로 타인에 의해 휘둘려서 수동적인 삶을 사느라 가짜 자아와 충돌하는 사람을 위해 써져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능동적이고 진취적인 삶을 너무 지향하느라 스스로 설정한 기준과 기대에 못 미치며 힘든 나 같은 경우에도 필요한 일침이 담겨 있다. 삶의 에너지가 떨어져 무기력을 겪고 있는 요즘, 이 책을 통해 수용과 인정을 통해 나를 다독이고, 자신에 대한 통제력과 생명력을 되찾아야겠다고 결심했다.


프롤로그에서부터 느껴졌던 저자의 단단한 에고가 책의 전개를 지탱한다는 느낌이 들어 쓱 훑고 넘어간 책날개의 작가 이력을 다시 들춰보았다. 심리상담가이면서 심리학 분야 저서도 다수 집필했는데, 별개로 '중국의 천재 심리학자'라는 수식어를 보고 멈칫했다. 이게 중국에서는 먹히는 마케팅인가? …어쨌든 본인 이름을 건 심리센터를 설립할 정도로 카운슬러 역할도 잘하면서 방송 프로그램의 사회자도 할 정도면 말발도 좋다는 건데, 그가 쓴 책들도 밀리언셀러 반열에 올라있다고 하니 심리학 분야에서는 팔방미인인 듯하다. 그리고 서평 활동을 하며 다수의 중국인 작가 역서를 접할 수 있었는데, 일어나 영어 원서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번역체 느낌이 전혀 없어서 읽을수록 신기했다. 중국어를 배우기 어려운 것과 별개인가… 역자의 능력이 좋은 건가…. 아무튼 문체도 자연스럽게 읽혀서 전달력이 좋았다.


- 추천 대상: 진정한 나를 발견하고 싶은 人, 눈치 보며 사는 것이 싫은 人, 당당하고 자존감 높은 사람이 되고 싶은 人, 오롯한 나다움이 궁금한 人

- 키워드: 위기, 창조, 개성, 자기 신뢰, 선택, 자기 비전, 계획, 내적 갈등, 진취적 사고, 가짜 자아, 감정, 목표, 자기애, 자기 관찰, 자아 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