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니어의 서평] 조금 서툴더라도 네 인생을 응원해

자회독서회 엮음, 미디어숲 출판 / 정은지 옮김

by 채유

나에게 22년 11월은 역대급 무기력의 달이었다. 무언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고, 찾아볼 기력도 나지 않았다. 어쨌든 평일에는 일이 넘쳐나는 회사에서 치열한 삶을 겪어야 하니, 무기력이라는 단어의 소회는 주로 주말에 크게 지각되었다. 별거 없이, 침대에 누워 창 밖의 하늘을 적적하게 쳐다보다 낮잠에 들고, 고양이를 쓰다듬으며 영상을 보는 주말. 그러다가도 문득, '나 잘 살고 있는 건가, 잘 모르겠는데.'라는 식의 조우였다.


그런 시기에 책 '조금 서툴더라도 네 인생을 응원해'를 만난 것은 위로가 되었다. 사실 책 제목을 접하고 처음 든 생각은 이거였다. '조금 서툴더라도'가 꾸며주는 말은 '네 인생'일까, '응원해'의 숨겨진 주어일까. 다소 삐뚠 시각은 따뜻한 프롤로그를 읽고 '아무렴 어때'로 바뀌었다. '어떤 삶이든 잘 살아가라'가 주제인 프롤로그는 다양한 사람, 가지각색의 인생, 서로 다른 삶의 방식과 모습, 그로부터 얻을 수 있는 삶의 의미 등에 대한 감상과 사색이 축약되어있었다. 이 책의 작가들이 어떤 마음을 담아 삶과 에너지, 성장과 희망에 대해 위로하고 응원할지 비춰볼 수 있는 따뜻한 내용이었다.


1장 '나와 화해하는 시간'부터 시작해서 5장 '아직은 서툴지만 끝내 좋은 날이 올 거야', 그리고 에필로그 '반짝반짝 빛나는 인생을 위해'까지의 목차 순은 꽤 괜찮은 빌드업인 것 같다. 인생과 진로에 대한 고찰, 작가 자신의 역경과 성공 히스토리, 진취적인 삶을 위한 마음가짐 등 오롯한 자신으로 나만의 인생을 살아가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글들을 담았다. 대다수는 에세이지만, 일부는 위인전 같기도 하고, 철학이나 심리학 서적 같은 느낌을 주기도 했다.


공감 갔던 내용 중에 하나를 꼽자면, N잡러에 대한 부분이었다. 책에서는 멀티족이라는 단어를 썼다. 나는 한 가지 일에 몰두해서 에너지를 소진하는 편이므로, 특성상 N잡러와 맞지 않는다. 하지만 요즘 세상이 각박한 탓일까, N잡러가 유행이 되면서 한 직업에 전념하는 태도에 대해 조소하는 경우도 마주했던 적이 있다. 꽤 불쾌한 경험이었다. 작가는 타인의 방식을 따라가다 보면 마음의 평안을 잃을 수 있으며, 때론 자신의 방식을 고집할 줄 알아야 하고, 장인정신도 필요하다는 언급을 했다. 현재 나의 선택에 대해 토닥임을 받는 느낌이었다.


참고로, 이 책의 주 독자층은 여성이다. '인생'을 담았으나 '감성적'인 전개로 인해 '여성을 위한'이라고 풀이하는 것은 아니다. 자회독서회라는 중국의 독서 분야 공유 플랫폼에서 작가들 몇의 글을 한데 엮여 이 책이 발행되었는데, 자회독서회의 이용자 성비가 여성이 훨씬 많거나, 여성 작가의 글이 공감을 많이 얻은 듯하다. 책에 실린 글의 작가들은 거의 여성일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고, 뒤표지의 타이틀에는 '삶의 방향을 놓친 여성들에게 건네는 인생 답안지'라고도 적혀있었다.


또한, 전통적인 관점에서 여성의 삶에는 임신과 출산을 빼놓을 수 없고, 현대적인 관점에서 이는 경력 단절의 이슈로 불거지는데, 길지 않지만 사랑/결혼/출산/육아/경력 단절/유리천장에 대한 내용도 책에 담겨있었다. 역차별에 뜨거운 공감과 환호를 얻는 한국 사회의 일부 남성들은 보기 불편할 수도 있겠군, 이라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남성 독자이 꺼릴 책은 아니다. 여성만이 겪는 불편함에 대해 본인은 공감이 어려울 수 있어도, 아내/여자친구/누나/동생/엄마/여사친 등의 주변 환경에 비추어 보고 유려하게 넘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게다가 대부분은 중성적인 톤으로 인생과 나다움을 고찰하는 내용이므로, 충분히 함께 위로와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추천 대상: 진로 선택의 갈림길에 선 人, 어른이 되고 싶은 人, 슬럼프에 빠진 人

- 키워드: 인생, 진로, 어른, 행복, 긍정, 선택, 만족, 격려, 응원, 인정, 사랑, 성장, 용기, 책임, 자기계발, 자기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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