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후 친정엄마에게 섭섭한 적이 많았다.
남편이랑 싸워서 이러쿵저러쿵
이야기하면 내 편을 드는 게 아니라
"그래도 이서방만한 사람 없어 네가 잘해"라고
종종 말씀하셨다.
이럴 때마다 내 마음 하나 읽어주지 못하는
친정엄마가 미웠다.
최근에는 내가 어린이집 교사로 다시 일을 시작했는데
전화와서는 "이서방 밥 챙겨 먹을 수 있게 준비해 놨니"
이 말이 얼마나 섭섭하던지..
'내가 밥 차려주는 식모도 아니고.
나도 이제 돈 버는데 집안일은 같이해야지' 이 생각에
속상함이 훅 올라왔었다.
어린이집 일을 다시 시작하고
감기가 불쑥 찾아왔다.
밤새 기침하느라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목소리는 다 나가버렸고..
이때 친정엄마에게 전화가 왔다.
"너 목소리 왜 그래? 감기야? 밥은?"
전화기 너머 엄마의 딸 걱정이 시작됐다
그날 저녁 퇴근하고 돌아오니
콩나물무침, 간장게장, 닭볶음탕, 파김치,
엄마가 직접 끓인 생강차가 식탁에 올려져 있었다.
나보다 먼저 퇴근한 남편이
우리 엄마의 전화를 받고 저 많은 반찬거리들을
가져온 것이다.
저 반찬들과 생강차를 보고 눈물이 핑글~
돌았다...
엄마 마음속엔 내가 1번이었다는 것을..
엄마도 직장 다니느라 힘들 텐데.. 딸이 단순 감기에
걸린 것인데도 바리바리 반찬들을 만들어 싸주신 것..
참 감사하다..
감사한 마음에 엄마한테 전화드리니
"나 이서방한테 감동받았다. 반찬 준 날 이서방한테 퇴근했냐고 뭐 하고 있냐고 물으니, 지원이 아파서
김치볶음밥 해주고 있어요라고 말하는데, 너무 고맙더라.
우리 딸 아픈데 밥은 어떻게 하나 걱정했거든"라고 말씀하셨다.
이 이야기를 듣고 역시 엄마는 딸이 우선이구나.
다시 직장에 복귀해 적응하는 딸 걱정.
감기 걸려 아픈 딸 걱정..
(남편이랑 싸워 내 편 안 들어준 거.. 남편 밥은 해놓고 갔는지 잔소리한 거.. 이 내면에는 내 딸이 잘 살았음 하는 바람과 책 잡히지 않았음 하는 친정엄마의 깊은 뜻이 있었음을 이제야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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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우리 엄마 딸이라 행복하다♡
알라뷰 엄마♡♡
(앗! 김치볶음밥 맛있게 만들어준 남편도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