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시아버지께 편지쓰는 며느리

아버지께

by 복의근원

존경하고 사랑하는 아버님께

아버지 첫째 며느리이에요


정말 세상적으로 보면 내세울 것 하나 없는 저를 신앙하나 보시고

결혼을 허락하시고 지금까지 기도로 응원해 주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 그때 생각나세요?

제가 첫째 임신하고 초기에는 조심해야 된다고 회사까지 데려다주시고

출산하기 전까지 출근길 힘들다며 데려다주시고

입덧으로 과일만 먹을 때

새벽에 어머니랑 가락시장까지 가서 제일 좋은 과일을 사서 박스채

회사 사무실 제 자리까지 가져다주셨던 거

그때 사무실 다른 직원들이 친정아버지가 딸 출근시켜 주는 줄 알았다고 해요

시아버지라고 하니 반응들이 참 다양하고 부러워했어요


추석 때 조기 구워드린다고 나름 열심히 조기를 손질했는데

비늘을 제거해야 되는 것도 모르고

비늘채 조기를 구워서 비늘이 씹혀서 먹기 힘든 조기를 안 드셔도 되는데

우리 첫째가 구워서 너무 맛있다고 그럴 수도 있지 하시면서 드셨던 일


신혼 초에 저희 집에 오셔서 한 끼 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냉장고에 마땅한 재료도 없고 만들 줄 아는 음식도 없어서 사각 어묵을 계란물 입혀서 어묵 전을 만들었는데 처음 먹어보는 반찬이라며

너무 맛있다고 하셨죠

비늘채 구워진 조기구이, 소금 간도 하지 않은 어묵 전

결혼 19년 차 주부 8단 정도는 되는 지금 생각하니 몰라도 너무 모르는 며느리였어요



그냥 당연하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고, 말씀하지 않으셔도 되는데

"고맙다, 너무 맛있다, " 우리 집 며느리들이 최고다" 늘 말로 표현해 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아들들보다 며느리 편을 들어주시는 아버지, 어머니 감사 합니다

늘 지혜로운 말씀과, 권면들이 저희에게 얼마나 큰힘이 되는지 몰라요


교회 항존직 은퇴식 예배 때 아들, 며느리, 손주들이 안겨드린 꽃다발을 들고 환하게 웃으시던 모습

"엄마, 우리 할아버지가 제일 잘 생겼어 우리 할아버지 최고야"라고 말하는 하윤이에게

"하윤아 우리 할아버지 최고지? 그중에서도 믿음의 본이 되신 모습은 더 최고야",

"가정예배 드릴 때 할아버지가 너를 위해 기도하시는 것 잘 듣고, 너도 그렇게 기도드려"라고 말해주었어요


은퇴자 특순을 할 때도 기념사진을 찍을 때도 은빛흰머리가 너무 멋진 우리 아버지

교회 항존직 안수집사로 30년을 한결같은 하나님 사랑, 주님사랑, 교회 사랑을 삶으로 보여주신 아버지

말씀을 늘 가까이하시고, 깨어 기도하시는 아버지

교회봉사 차량부에서 추울 때나, 더울 때나, 비가 오나, 눈이 오나 4계절을 온전히 야외에서 겸손히 섬기시는 모습 하나님께서 기뻐 받으시고 충성된 종아 잘하였도다 칭찬하실 거예요


이제 어머니랑 함께 여행도 더 자주 다니시고 아들, 며느리 효도 당연히 받으셔도 되니 건강 하시길요

아버지 칭찬 제가 70살이 되어서 은퇴하는 그날에도 듣고 싶어요

아버지, 정말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나이로는 은퇴하셨지만 믿음의 본이 되어주시고 영육이 더 건강하시길 첫째 며느리가 늘 기도하겠습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명절 증후군도 셀프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