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년, 친구관계의 어려움도 엄마표 음식으로 달래주기
엄마 나 머리 아파
머리가 꽉 쪼이는 느낌이야....
머리 아파....
오늘 영어학원 안 가면 안 돼?
새 학년
새 학기 3월
진짜 머리가 아픈 건지?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는 건지?
3월 4일 개학전날 딸아이의 한마디가 올해도 쉽지 않겠구나......라는
생각으로 머리가 복잡했다
"엄마 나는 3학년인데...... 친구를 또 새로 사귀여야 해"
"○○이도 캐나다로 유학 가고, 3학년 같은 반 친구 중에 친구가 없어......"
중1도 아니고 중3인데 친구가 없다니......
"5월에 중학생시절 처음이자 마지막인 수학여행도 가는데......"
"친구가 없어...."
그렇게 말하고 등교한 날
다행히 아는 친구가 2~3명 있다고 했는데
아직 한 달도 안 되었는데 머리가 아프다니......
초등학교 졸업식날 운동장은 졸업식을 사진으로 남기기 좋게
수많은 포토존을 만들어 놓았다.
졸업사진 찍던 그날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친했던 친구들 무리의 요란한 사진 찍는 아이들 무리
틈사이를 피해 억지로 웃으며 1학년때 친구들을 만나 졸업사진 찍던 딸아이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아빠랑 웃으면서 서로 사진을 찍고 있었지만, 나는 마음이 아팠다.
초6 때 졸업식 일주일을 남겨놓고 이유 없는 두통의 이유는 친구 문제였다.
2차 병원 이비인후과, 소아과에 줄줄이 예약을 해야 될 정도로
아이는 머리가 아프다고 했다
소아과에서는 기립성 저혈압 이비인후과에서는 정밀 검사를 예약하라고 했다.
조퇴를 하고 이비인후과에 정밀 검사를 하러 가는 차 안에서 딸아이는
"엄마가 걱정할 것 같아서 얘기를 못했어, 엄마가 속상해할까 봐......"
눈물을 흘리며 울기만 하는 아이를 데리고, 일단 한강으로 갔다.
기립성 저혈압은 많이 걷는 것이 좋다는 소아과 선생님의 처방으로 이틀연속 추운 한강으로
나는 아이를 데리로 나갔던 것이다.
이비인후과 예약을 취소하고, 한강 의자에 앉아서 울면서 딸아이가 하는 얘기는 너무나 충격이었다
겨울방학 내내 만나서 놀고 놀이동산, 노래방, 서점, 으로 함께 놀러 다니던 5명의 친구들이
롯데월드에서 엄마랑 너무 길게 통화하는 딸아이가 마음에 안 들었단다.
놀이기구 순서를 기다리는데 친구들 사이 중간에 서서 엄마랑 길게 통화하는 딸아이가 마음에 안 들었단다.
실시간으로 사진까지 찍어가며, 엄마에게 보고를 하는 것 같은 딸아이가 마음에 안 들었단다.
그날 이후 이유 없는 따돌림과, 자연스러운 배척.
가장 친했던 친구들의 무관심을 넘은 학교 화장실 가는 길에서,
급식실 갈 때 5명은 똘똘 뭉쳐서 딸아이를 무시했다고 한다.
울면서 말하는 딸아이의 말을 듣고 있으니
얼마나 억장이 무너지던지......
왜 내가 그 시간에 딸에게 전화를 했을까? 사진은 왜 찍어서 보내달라고 했을까?
그냥 친구들이랑 신나게 놀고 있는 딸아이 소식이 궁금했고, 놀이동산에서 감성사진 찍어서 보내주는
딸아이가 마냥 귀엽고, 내가 놀이기구를 기다리고, 타는 기분 같아서 좋아서 연락했던 것인데......
졸업식 이틀 전에 알게 되어서 엄마인 내가 적극적으로 해줄 수 있는 시간이 촉박했다.
한강에서 돌아와서 늦은 저녁 그나마 연락처를 알고 있던 한 친구 엄마에게
장문에 톡을 보내고 1이 언제 사라지나 계속 기다리던 그 시간이 너무 길었다.
바로 친구엄마에게 전화가 왔지만, 해결책은 없었다.
아빠는 내일 당장 학교로 찾아가서 부모님을 만나 이 사건을 알고 있는지 알아야 되겠다고 했다.
다음날 선생님께 바로 연락해서 무슨 일인지 물어보니 졸업식이 내일인 선생님도 난감해하시며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고? 우리가 결정하라는 식이였다.
일단 5명의 부모님에게 알렸고,
그다음 날 졸업식을 가서 엄마들 얼굴을 스치듯 보고 끝이 났다.
그저 중학교 때 그중 누구와도 같은 반이 안되길 바랄 뿐!
그렇게 다행히 같은 반이 안되고 중1, 중2를 보내고
중3이 되었는데
머리가 아프다니
아직 초6 때 상처는 나와 아이를 단단하게도 만들었지만 한 번씩 건드려지면 아팠다
뉴스에서 그런 소식이 나오면 나는 딸아이의 얼굴부터 보게 되었다.
어떤 날은 아무렇지 않게, 어떤 날은 그땐 그랬지라고 말하는 딸아이가 컸구나라고 느꼈는데......
그런데, 집에 오자마자 머리가 아프다며
침대로 들어가 애착인형을 안고 극세사 이불을 뒤집어쓴 모습을 보니
덜컥 마음이 내려앉았다
쉽게 물어보지도 못한다
초6 졸업식날 상처가 또 건드려질까 봐
엄마가 영어선생님께 연락할 테니깐 푹 자고 일어나 머리 안 아플 거야
라고 말하고
5시부터 시작되는
아들 고등학교총회를 가야 되니 딸아이 두통은 잠시 뒤로 하고 급히 나갔다.
아들은 다르다
어릴 때부터 친구가 있으면 놀고, 없으면 안 놀고, 그랬다
초등 저학년 때 친한 친구가 너무 멀리 이사를 가서 그날의 일이 아이를 단단하게 만들긴 했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반드시 있다는 것을
그래서 그런가 친구사이를 연연하는 것이 없는 아들이다.
다행히 저녁 10시에 딸아이는 머리가 조금 덜 아프다고 했다.
아플 때, 입맛 없을 때, 딸아이가 좋아하는 소울푸드인 것 같은(?)
달래된장찌개를
새벽 4시 44분에 일어나서 끓였다.
사실 오늘은 내가 바빠서 냉동 주먹밥으로 아침 퉁치려고 했는데......
많이 일찍 일어났다.
나는 엄마니깐ㅎㅎ
아이가 좋아하는 흰쌀밥과 함께 학교 가기 전 맛있게 먹길 바라며
마음까지 달래주길 바라며
육수 한 알, 할머니표 된장, 할아버지표 호박, 고춧가루까지
팍팍 넣고 몽글몽글 끓어오르는 달래된장찌개 먹고 힘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