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아깝다.”
“왜 그만뒀어?”
“후회하지 않아?”
공무원을 그만뒀다고 하면 가장 많이 듣는 말들이다.
나는 ‘꼼꼼하다’, ‘성실하다’는 말을 종종 들었다.
그래서일까.
자연스럽게 행정 관련 일이
나와 잘 맞을 거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다.
공무원.
정년이 보장되고,
안정적이며,
여성이 하기에 괜찮은 직업이라는 이미지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나는
'직업'이 아닌 '어떤 일을 하며 살고 싶은지'를 진지하게 고민해 본 적이 없었다.
중고등학교 시절,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다.
대학교는 ‘그냥 가야 하니까’ 갔고,
졸업 즈음엔 주변에 공무원 준비를 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리고 나도,
별다른 고민 없이 그 흐름에 올라탔다.
솔직히 말하면,
현실 도피처럼 시험을 준비했다.
당장 취업하지 않아도 되고,
오직 공부만 하면 되는 환경.
어쩌면, 시간을 벌 수 있는 방법 같았다.
하지만 수험 기간 동안,
내가 응시하는 직렬이 어떤 일을 하는지
그리고 어떤 부분에서 사람들이 회의감을 느끼고 힘들어하는지
그 문제점들을 감수하면서도 내가 그 일을 할 수 있을지
단 한 번도 고민하지 않았다.
그 대신,
나는 ‘공무원 합격수기’만 읽었다.
‘합격’이라는 단어에 매달린 채,
다른 건 생각하지 않았다.
그렇게 몇 년을 공부했고,
마침내 나는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다.
그런데,
합격 후의 세상은
내가 상상하던 그것과는 완전히 달랐다.
합격만 하면
장밋빛 인생이 펼쳐질 줄 알았다.
금의환향하듯
모두가 축하해 주고,
사회에서도 인정받는 인생이 시작될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오히려
내가 미처 생각하지도 못한
‘다른 문제’들이 있었다.
공무원을 그만두고, 좋아하는 일을 찾아 홈공방까지 차린 이야기. 천천히 꺼내보려고 해요
어디에서도 쉽게 듣지 못한 이야기, 다음 이야기도 함께해 주세요 :)